남성 전용 여행 인터넷 카페로 위장해 회원을 모집한 뒤 필리핀 원정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과 성매수 남성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필리핀 현지 여성과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필리핀 현지 여행사 가이드 김모씨(38)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여행사 대표 정모씨(54) 등 2명을 지명수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경찰은 필리핀에서 성매매를 한 손모씨(34) 등 37명도 입건했다.

정씨 등은 2009년 8월 한 포털 사이트에 필리핀의 유명 관광지 앙헬레스시티 여행 카페를 개설해 관광객을 불러모았다. 그러나 이 카페는 남성만 가입할 수 있었고 우수회원만 열람하는 게시판에서 필리핀 성매매를 알선하는 곳이었다. 이들은 필리핀 밤문화 관광이라는 명목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4박5일이나 1주일 일정으로 필리핀 현지에 도착한 성매수 남성들은 김씨가 안내하는 대로 술집에서 성매매 여성을 고른 뒤 근처 호텔에서 성매매를 했다. 정씨는 이들에게 건당 2만5000~7만5000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고, 김씨는 정씨에게 고용돼 매달 350만원 상당의 돈을 받으며 성매매 가이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의 마케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카페 게시판에 성매매 후기를 자주 남긴 사람들에게는 다음 필리핀 여행 때 성매매 1회나 마사지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이 때문에 성매매 남성들은 수시로 필리핀을 드나들었고, 40여차례나 필리핀을 찾은 사람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필리핀 성매매를 전문적으로 알선하는 카페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해당 카페에 성매매 후기를 올린 사람들을 추적, 검거했다. 적발된 성매수 남성들은 개인사업자나 직장인이 대부분이었고 대출을 받아가며 원정 성매매를 다녀온 사람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 성매수 남성 37명 중 10명은 성매매 이후 요도염이나 헤르페스 등 성병에 걸려 귀국해 병원에서 치료까지 받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