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19일 세계 최대인 105인치 곡면 UHD TV를 선보였다. LG UHD TV 앞에서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와 삼성전자가 19일 세계 최대인 105인치 곡면 UHD TV를 선보였다. LG UHD TV 앞에서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더 큰 화면의 곡면 TV.’ 차세대 TV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술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9일 105인치 곡면 UHD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올초 시작된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둘러싼 기싸움이 연말엔 초대형 곡면 LCD TV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두 회사의 ‘세계 최초’ 기술 경쟁이 침체된 글로벌 TV 시장 수요에 불을 지필지 주목된다.

삼성-LG, 차세대 TV 주도권 '휘어잡기' 전쟁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날 나란히 105인치 곡면 UHD TV를 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에 전시한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개발된 곡면 디스플레이로 LCD는 65인치, OLED는 77인치가 최대 크기였고 평면 UHD TV로는 110인치가 가장 크다. 곡면과 UHD를 결합한 TV로는 이번에 선보인 105인치가 세계 최대 크기다.

두 회사의 105인치 곡면 UHD TV는 동일하게 21 대 9의 화면비에 1100만화소로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어느 위치에서나 화면 왜곡을 최소화해 몰입감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UHD TV 화질 엔진인 ‘쿼드매틱 픽처 엔진’을 적용해 어떤 콘텐츠라도 UHD급으로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부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삼성이 가진 차별화된 기술의 집약체로 시청 환경에 최적화된 곡면 TV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개별 화소를 구동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 회로와 광학기구로 시야각을 유지하면서 곡면을 구현했다. 이인규 LG전자 TV사업담당(전무)은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앞세워 차세대 TV 시장의 주도권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LG는 올 들어 차세대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쳐왔다. LCD로는 주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갔고 OLED는 LG전자가 한발 앞섰다. 올 1월 삼성이 110인치로 세계 최대 UHD TV를 공개하자 LG는 55인치 평면과 곡면 O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 9월 독일 가전전시회 IFA에서는 삼성이 55·65인치 곡면 UHD TV를, LG는 77인치 곡면 OLED TV 공개로 ‘세계 최초’ 기록을 나눠 가졌다.

이번에 두 회사가 나란히 LCD를 휘어 105인치로 크기를 키운 것은 OLED TV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OLED는 별도의 광원(백라이트)이 필요 없어 전력효율이 좋고 얇게 만들 수 있다. 대신 수율(생산효율)이 낮아 LCD의 2~3배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2억2800만대였던 세계 LCD 패널 수요가 내년 2억4100만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5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은 올해 2700만대에서 내년 3200만대로 20%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TV 업체들이 수요 부진에 대응해 곡면과 대형화를 통한 차별화로 승부를 걸고 있다”며 “105인치를 내놓은 후엔 다양한 크기의 곡면 UHD 라인업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