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19일 오전 11시3분

[마켓인사이트] 조현준, 카프로 주식 팔았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이 카프로 보유주식 1.58%를 처분했다. 카프로 주가가 석 달간 30% 가까이 빠지자 이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사장은 보유하고 있던 카프로 주식 91만6546주(2.29%) 중 63만2000주를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6일까지 13차례에 걸쳐 장내 매도했다. 매각가격은 6000~6900원으로, 조 사장은 현금 40억4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대신 카프로 지분율은 0.71%로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선 조 사장이 지난 9월13일 카프로 보유주식 86만6590주를 담보로 삼성증권으로부터 대출받은 50여억원을 갚기 위해 지분을 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출받을 당시(9월13일 종가 8210원)에 비해 주가가 20~30%가량 떨어진 탓에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서다. 조 사장은 지분 매각과 함께 삼성증권과 맺은 담보계약도 정산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효성그룹에 대한 검찰의 탈세 수사가 시작되자 조 사장이 추징금 납부 등에 대비해 담보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카프로 주가 급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삼성증권이 반대매매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출금을 상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카프로는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국내에서 독점 생산하는 업체로 효성과 코오롱이 1, 2대 주주다. 2011년에는 216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중국 등의 공급 공세에 밀려 지난해 240억원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올 들어서도 3분기까지 78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실적 부진 여파로 2011년 3만73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달 들어 5000원대로 떨어졌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