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뉴욕시장 내려놓는 블룸버그의 마지막 연설 "과도한 연금·보험이 미래세대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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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세대 치중한 포퓰리즘, 경쟁력 막는 큰 걸림돌
교육·환경 등 모든 투자, 자녀세대 위해 결정해야
교육·환경 등 모든 투자, 자녀세대 위해 결정해야
“21세기는 도시 르네상스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공공연금과 의료보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르네상스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대의 혜택을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를 희생해서는 안 됩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메리어트호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사진)이 강단에 섰다. 뉴욕경제클럽이 마련한 그의 마지막 정책연설이다. 13일 후인 12월31일이면 블룸버그 시장은 12년간의 시장직을 내려놓는다. 그의 목소리엔 여전히 자신감과 확신이 넘쳐났지만 뉴욕시의 미래를 향한 걱정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포퓰리즘을 등에 업고 당선된 민주당 출신의 빌 드 블라지오 차기 시장이 뉴욕시의 재정을 잘 관리해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블룸버그 시장은 방만한 재정운용에 따른 시정부 파산 위기, 중산층의 이탈, 범죄율 증가 등으로 뉴욕시가 내리막길을 걷던 1960~1970년대에 대한 회상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뉴욕시 인구는 1950년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1970년에는 10%가 교외로 빠져나갔다. 이른바 ‘교외 황금시대’였다. 과연 도시를 살릴 수 있을지, 살릴 가치는 있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론이 지배했다. 그러던 뉴욕시는 공화당 출신의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이 집권한 1993년 이후에야 겨우 회복을 시작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2001년부터 시장을 맡아 3연임했다.
그는 “이제는 교외 황금시대가 가고 도시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미국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도시에 살고 국내총생산(GDP)의 91%가 도시에서 창출된다는 것. 그는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정책들로 산업을 다양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한 뉴욕시가 도시 르네상스를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모든 결정을 미래 세대를 위해 내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육, 환경, 공공보건 등 인류가 직면한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도시 차원에서 정책 실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시장은 하지만 “미래로 가는 길목에 큰 걸림돌이 있다”고 말했다. 로켓처럼 치솟고 있는 공공연금과 의료보험 비용이다. 그에 따르면 12년 전에는 15억달러였던 뉴욕시의 공공연금 지급액이 현재는 82억달러로 500%나 늘어났다. 게다가 미국의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뉴욕시 공무원들은 건강보험에 보험료를 한 푼도 기여하지 않는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렇게 쓰고 있는 82억달러는 원래 미래를 위해 학교와 공원을 짓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근로가구에 세금공제를 해줘야 할 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디트로이트를 포함해 미국의 10개 지자체가 파산했다”며 “공공연금 때문에 미래에 투자하지 못하면 시의 경쟁력이 떨어져 회복하는 데 다시 수십년이 걸린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우리의 자녀와 손자녀 세대는 막대한 피해를 본다”며 “우리 자신의 혜택을 위해 미래를 희생시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메리어트호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사진)이 강단에 섰다. 뉴욕경제클럽이 마련한 그의 마지막 정책연설이다. 13일 후인 12월31일이면 블룸버그 시장은 12년간의 시장직을 내려놓는다. 그의 목소리엔 여전히 자신감과 확신이 넘쳐났지만 뉴욕시의 미래를 향한 걱정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포퓰리즘을 등에 업고 당선된 민주당 출신의 빌 드 블라지오 차기 시장이 뉴욕시의 재정을 잘 관리해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블룸버그 시장은 방만한 재정운용에 따른 시정부 파산 위기, 중산층의 이탈, 범죄율 증가 등으로 뉴욕시가 내리막길을 걷던 1960~1970년대에 대한 회상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뉴욕시 인구는 1950년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1970년에는 10%가 교외로 빠져나갔다. 이른바 ‘교외 황금시대’였다. 과연 도시를 살릴 수 있을지, 살릴 가치는 있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론이 지배했다. 그러던 뉴욕시는 공화당 출신의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이 집권한 1993년 이후에야 겨우 회복을 시작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2001년부터 시장을 맡아 3연임했다.
그는 “이제는 교외 황금시대가 가고 도시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미국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도시에 살고 국내총생산(GDP)의 91%가 도시에서 창출된다는 것. 그는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정책들로 산업을 다양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한 뉴욕시가 도시 르네상스를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모든 결정을 미래 세대를 위해 내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육, 환경, 공공보건 등 인류가 직면한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도시 차원에서 정책 실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시장은 하지만 “미래로 가는 길목에 큰 걸림돌이 있다”고 말했다. 로켓처럼 치솟고 있는 공공연금과 의료보험 비용이다. 그에 따르면 12년 전에는 15억달러였던 뉴욕시의 공공연금 지급액이 현재는 82억달러로 500%나 늘어났다. 게다가 미국의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뉴욕시 공무원들은 건강보험에 보험료를 한 푼도 기여하지 않는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렇게 쓰고 있는 82억달러는 원래 미래를 위해 학교와 공원을 짓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근로가구에 세금공제를 해줘야 할 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디트로이트를 포함해 미국의 10개 지자체가 파산했다”며 “공공연금 때문에 미래에 투자하지 못하면 시의 경쟁력이 떨어져 회복하는 데 다시 수십년이 걸린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우리의 자녀와 손자녀 세대는 막대한 피해를 본다”며 “우리 자신의 혜택을 위해 미래를 희생시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