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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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고양이보다 개를 더 좋아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한국과 중국에 국한된 현상일 따름이다. 서구인들은 애완동물로 고양이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개는 사람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존재지만 고양이는 독립성이 강하다. 그래서 젊은 층이나 지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고양이를 키운다. 개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노년층에 더 인기다.

이런 개와 고양이의 선호도에 대한 차이는 인간관계에 대한 관념의 차이를 반영한다. 서구인들은 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데 비해 동아시아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관계를 중시한다. 그래서 유가에서는 지나치게 개인을 내세우는 독립적 인간형보다는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관계적 인간’이 바람직한 인간상으로 제시됐다.

주인에게 복종하고 인간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개는 이런 관념에 적합한 동물인 것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선호도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우리 사회도 이제 관계보다는 주체성을 더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하기 때문이 아닐까. 애완동물에 대한 선호도 속에도 문화가 똬리를 틀고 있어 흥미롭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