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넘버2'에 TK 출신 특수통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특수·공안을 두루 거친 TK(대구 경북) 출신의 김수남 수원지검장이 발탁됐다. 전임 조영곤 지검장(55·16기)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 관련 외압 논란 등으로 지난달 25일 퇴임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서울중앙지검에 대형 수사가 집중돼 사실상 검찰총장 다음의 ‘2인자’로 꼽히는 자리인 만큼 수사 경험과 검찰 내부 신망 등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검장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조직을 추스르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수남, 특수·공안 두루 능해

대구 출신인 김 지검장은 지난 10일 취임한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같은 대구 청구고를 졸업했다. ‘특수통 코스’로 불리는 대검 중수3과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을 맡아 재벌 2~3세 주가조작 사건과 미네르바 사건 등을 처리했다. 광주지검 공안부장을 거치는 등 공안 수사 경험도 있다.

수원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을 지휘했다. 또 법무부 정책홍보관리관과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 차장을 지내는 등 대외 관계와 추진력 면에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검찰 관계자는 “요직을 두루 거치며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데다 후배들에게는 온화한 편이라 조직 내 신망이 높다”며 “중앙지검에 공안·특수 등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중심을 잘 잡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김 지검장을 비롯해 전통적인 검찰의 ‘빅4’ 중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 대검 공안부장에는 오세인 대검 반부패부장(48·18기)이 전보됐다.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특별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반부패부장 자리에는 강찬우 법무실장(50·18기)이 임명됐고, 김주현 법무부 검찰국장(52·18기)은 유임됐다. 최재경 대구지검장은 인천지검장으로 수평 이동했다.

◆1호 여성 검사장…검사장급 보직 축소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 자리에는 19기 1명, 20기 6명 등 7명이 승진했다.

여성 검사 중 최고참인 조희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51·19기)은 서울고검 차장 검사로 발령나 사상 최초 여성 검사장이 됐다.

정수봉 법무부 검찰과장은 “검찰 내 여성 검사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여성 검사는 전체 검사의 약 25.4%(486명), 평검사의 약 35%(468명)에 달한다.

이외에 안태근 법무부 기획조정실장(47·20기), 김오수 서울고검 형사부장(50·20기), 이금로 대전고검 차장검사(48·20기), 김호철 대구고검 차장검사(46·20기), 박정식 부산고검 차장검사(52·20기), 안상돈 광주고검 차장검사(51·20기) 등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급 보직은 당초 정부 공약에 따라 두 자리 줄어들었다. 서울고검 공판부장·송무부장 등 두 개 직위는 이번 인사부터 차장검사급 직위로 조정됐다. 상반기 인사에서 검사장급 보직은 네 자리 줄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