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12월20일 오전 11시24분

연말 결산을 앞둔 증권사들에 한맥투자증권 주문 실수 사태의 불똥이 튀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파생상품시장 결제 회원사 58곳(한맥 제외)은 지난 16일 한맥투자증권이 지급하지 못한 파생상품 결제금액 415억원을 손해배상공동기금을 통해 공동 부담했다. 한맥이 코스피200옵션 주문 실수로 발생한 462억원의 손실 중에서 지급하지 못한 결제불이행금액을 58곳의 증권사들이 나눠서 채워넣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에 따르면 증권·파생상품시장 회원의 결제불이행이 발생하면 다른 회원들은 손해배상공동기금범위 내에서 연대 책임져야 한다. 증권손배기금과 파생손배기금은 2000억원씩 총 4000억원 규모다. 한맥 사태로 증권사들이 부담하게 된 금액은 회사당 10억~20억원 정도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연말 결산을 맞추는 민감한 시기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바람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올해는 증권업황이 극도로 위축된 데다 결산 기간도 짧아 10억~20억원도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 증권사는 올해부터 결산월을 3월에서 12월로 변경, 결산 기간을 맞추기 위해 9개월 동안의 실적만 집계하기 때문에 수익 규모가 평년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말에 겨우 흑자를 맞춰놓은 증권사가 많아 이번 기금 부담으로 적자전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