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마우스스캐너 등 주변기기 전담 조직 신설
화학·전자소재 사업부 관할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말 이뤄진 임원인사 후속 조직개편을 통해 CEO 직속으로 액세서리담당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곳에선 헤드셋과 ‘마우스 스캐너’ 등 휴대폰 및 PC 등과 연계된 주변기기와 액세서리 사업을 맡는다. 사업본부별로 흩어져 있던 팀을 하나로 통합해 구 부회장이 직접 지휘하기로 한 것으로, 실무 지휘는 이전까지 서비스플랫폼을 담당한 서영재 상무가 맡는다.
LG전자가 CEO 직속으로 액세서리담당을 신설한 것은 글로벌 스마트폰 주변기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 주변기기 시장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50조원 규모로 급성장한 만큼 LG전자도 무선충전기, 스마트폰 케이스와 플립커버, 거치대 등으로 제품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액세서리담당 신설과 함께 TV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CEM(화학·전자소재)사업부도 CEO 직속으로 이동했다. CEM사업담당의 수장은 김도현 상무가 그대로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산업에서 핵심 소재와 부품의 자체 제작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공정 내재화를 통해 제조기간을 단축하고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엔 시너지 업무조직을 CEO 직속으로 꾸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LG화학, LG유플러스 등 다른 계열사와 협력 범위를 넓혔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다른 계열사로부터 단순히 부품 등을 공급받는 차원을 넘어 제품기획 단계부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디어 공유 및 연구개발(R&D)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이사 취임 3년째인 구 부회장은 얼마 전 사내조회를 통해 “어려운 환경의 연속이지만 전사가 똘똘 뭉쳐 매출을 확대하고 건강한 수익을 내자”고 강조했다. 지난 3년간 다져온 체력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소재와 주변기기로 눈을 돌리며 경영보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각 사업부에서 ‘마케팅’ 관련 조직의 명칭을 모두 ‘영업’으로 바꿨다. 기존 한국마케팅본부는 한국영업본부가 됐고, 사업부별 마케팅담당도 영업담당으로 바뀌었다. 글로벌마케팅 부문(GMO)엔 글로벌영업마케팅 부문(GSMO)으로 ‘영업’을 추가했다.
또 제품이나 사업별로 운영되던 해외 영업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사업본부장 직속으로 변경했으며 사업부는 사업담당으로 이름을 바꿔 책임을 더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LG 관계자는 “과거의 느슨했던 조직 분위기를 확실히 바꿔 수익성을 높이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