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强 대 强' 충돌] 화물열차 운행률 30%로 '뚝'…의왕ICD 컨테이너 쌓여 사고 우려
철도노조 파업 보름째인 23일 전국 화물열차의 평균 운행률이 평소 대비 30.1%로 떨어졌다. 수출입 물량을 취급하는 의왕컨테이너기지(ICD) 내에는 열차 감축 운행으로 미선적 컨테이너가 쌓여 안전사고도 우려되고 있다. 수도권 전동열차가 85.7%만 운행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과 시멘트업계 등에 따르면 태백선과 영동선 화물열차는 평소 37회에서 이날도 10회만 다녀 27%의 저조한 운송률을 보였다. 시멘트 제조 연료인 유연탄을 확보하지 못한 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은 지난 19일부터 소성로 2기 중 1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쌍용양회 영월공장도 가동 중단 위기에 놓였다. 이들 공장은 유연탄 비축량이 바닥을 드러내 덤프트럭으로 유연탄 수송에 나섰다. 업체 관계자는 “완성품 재고도 쌓이고 있어 최대 1주일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의왕ICD 내에는 화물열차 감축 운행으로 아직 열차로 실어나르지 못한 컨테이너가 넘쳐났다. 의왕ICD는 화물열차를 하행 12편, 상행 10편으로 모두 22편만 운행한다. 늘어나는 연말 수출입 물동량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의왕ICD의 컨테이너 보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의왕ICD에는 물품을 내려 텅 빈 컨테이너와 공장에서 물품을 담아 온 컨테이너가 모두 보관돼 있다. 수용할 수 있는 규모는 4만5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지만 평상시에는 60%의 수용률을 유지한다. 파업 이후 수용률은 2%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의왕ICD 관계자는 “수용률이 70%를 넘어가면 공간이 좁아 컨테이너를 위로 쌓아야 해 작업 효율이 떨어지고 안전사고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3시10분께 경부선 대구역과 지천역 사이 상행선에서 자갈을 다지는 기계장비가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8시44분께 이탈한 기계장비를 복구했지만 이 때문에 23개 열차가 12~90분간 지연 운행됐다.

철도파업 후 이날 수도권 전동열차가 처음 운행 횟수를 줄이면서 시민 불편도 커졌다. 수원역과 서울역을 잇는 경부선은 평상시 355회에서 273회만 운행됐다. 열차 운행 간격이 평소보다 18초 늘어나면서 열차마다 출근을 서두르는 시민들로 넘쳐났다.

분당선도 평상시 352회에서 293회로 줄어 불편이 이어졌다. 경인선 일반열차는 평상시 456회에서 399회로 57회 감축 운행이 시작돼 배차간격이 2분54초에서 3분12초로 늘었다. 경인선 급행열차(동인천~용산)는 러시아워(오전 7~9시)를 제외한 주간시간대에 25회 감축 운행되고 있다. 통근형 디젤동차는 60.9%까지 운행률이 떨어져 출근길 불편이 컸다. 이날 KTX는 73%, 새마을호, 무궁화호는 각각 56%, 61.5%로 파업 후 최저 수준으로 운행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