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최대 무기징역에 처해지고, 학대한 부모는 친권이 박탈된다. 계모 학대로 숨진 울산 '서현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범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한 이른바 '서현이 법'이 연내 입법화될 전망이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지난해 9월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1년3개월만에 일부 조항에 법무부의 대안이 반영돼 의결됐다.

이 법안은 오는 30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어서 연내에 입법화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특례법이기 때문에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다른 법률에 우선해 적용된다. 아동학대범죄 행위자가 아동을 사망케 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학대행위로 인해 아동의 생명에 위험이 발생하거나, 해당 아동이 불구 또는 난치의 질병을 얻게 될 경우 3년 이상의 징역형이 부과된다.

특히 상습적 아동학대범에 대해선 2분의 1까지 가중처벌이 적용된다. 폭행이나 협박으로 피해아동 또는 보호자를 상대로 합의를 강요한 경우 6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특례법에 따르면 가정위탁지원센터 및 아동복지시설 관계자들은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인지하면 의무적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특례법은 아동학대행위자가 피해아동의 친권자나 후견인인 경우 수사검사로 하여금 법원에 친권상실선고 및 후견인 변경 결정을 청구하도록 했으며, 판사는 친권 및 후견인 권한의 제한 또는 정지 등의 피해아동 보호명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판사로 하여금 피해아동 보호를 위해 100m이내 접근 금지 등의 임시조치와 함께 학대행위자에 대한 퇴거 등의 격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울산지검은 의붓딸 이서현(8)양을 때려 숨지게 한 계모 박모(40)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박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20분께 집에서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는 딸의 머리와 가슴을 주먹과 발로 때려 갈비뼈 16개를 부러뜨리는 등 치명적 상해를 입혔다.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찌르면서 이양은 결국 사망했다.

박씨는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멍을 지우는데 따뜻한 물이 좋다'는 정보를 찾은 뒤 이양 사체를 뜨거운 물이 담긴 욕조에 담그고 태연히 119에 신고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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