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열정이 대한민국 빙판위에 파도 치리라." 비장함이 묻어나는 이 문구는 아이스하키 팀 '웨이브즈(WAVES)'의 홈 페이지 대문을 장식하는 소개 글이다. 여기 구단주도 없고 프론트 직원도 없을 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재각각 직장에서 생계를 유지하며 선수선발부터 스폰서십까지 직접 발로 뛰는 품앗이 구단이 있다.

국내 최초 아이스하키 독립구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웨이브즈'가 키다리 아저씨를 만났다. 에이플러스그룹(회장 곽근호)은 23일 서울 삼성동 에이플러스타워 대회의실에서 웨이브즈 구단 후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 5년간에 후원액 총 10억원 규모로 비제도권 구단의 스폰서십 액수로는 국내 최고액이 될 전망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곽근호 에이플러스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룹사 임직원들과 웨이브즈 아이스하키단 김홍일 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지난 10월 창단한 웨이브즈는 현직 체육교사, 회사원 등 전문 선수는 아니지만 전,현직 아이스하키 선수출신들이 모여 만든 비제도권 아마추어 팀으로 20여개 소액 후원사와 50여명의 개인 소셜펀딩 등으로 운영돼 왔다.

특히 웨이브즈 아이스하키단은 국내 척박한 산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기회로부터 소외된 인재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좌절의 아픔을 딛고 스포츠를 통한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자발 생성된 긍정적 팀 에너지가 동계스포츠 마니아들과 엘리트 스포츠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협약식에 참석한 곽근호 에이플러스그룹 회장은 "미력하지만 아직 비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의 저변을확대시킬 수 있는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후원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선수 한명 한명이,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국내 동계스포츠 산업 발전에 소중한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 만큼 성적뿐아니라 구단운영과 마케팅, 팬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A+가 되길 기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창립 6년째를 맞은 에이플러스그룹은 보험상품 비교 판매 회사인 'A+에셋'을 중심으로 'A+'란 통합 브랜드로 라이프, 리얼티, 모기지, 손해사정, 헬스케어 등 모두 6개 개열사를 운영하고 있는 금융·종합 서비스 부문 중견기업 가운데 하나다.

한편, 지난달 18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년 코리아 아이스하키리그'에서 공식대회 처녀 출전만에 준우승의 기염을 토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웨이브즈는 오는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제68회 전국종합선수권 아이스하키대회'에 출전, 실업 강호 안양한라와 고려대, 광운대 등과 B조에 속해 우승컵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