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홍 바텍 사장(왼쪽)이 최근 개발한 치과용 3D 영상진단장비의 성능 및 품질에 대해 직원과 얘기하고 있다. 바텍 제공
오세홍 바텍 사장(왼쪽)이 최근 개발한 치과용 3D 영상진단장비의 성능 및 품질에 대해 직원과 얘기하고 있다. 바텍 제공
치과 영상진단기기 제조업체인 바텍이 지난해 2월 ‘팍스아이 2D(2차원 영상진단장비)’, 9월 ‘팍스아이 3D’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5월 ‘팍스아이 3D 그린’을 선보였다.

‘팍스아이 3D 그린’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고가 제품 ‘팍스아이 3D’를 개량한 모델로 20초 내외였던 치과용 컴퓨터단층촬영(CT) 시간을 5.9초로 줄여 방사선 노출량을 75% 낮췄다.

오세홍 바텍 사장은 “지난 9월부터 양산을 시작해 3개월 만에 해외에서 300대가 팔렸다”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보다는 혁신에 속도

바텍은 치아 엑스레이를 파노라마로 찍을 수 있는 영상진단기기를 만드는 업체다. 국내 치과영상진단 시장에서 80%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세계 시장에선 10%로 5위다.

지난해 6월 대표이사가 된 오 사장은 “중소기업에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말했다. 그는 “남들이 진입하지 않은 시장이 있으면 빨리 제품을 개발해 선점해야 한다”며 “당장 매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혁신제품으로 발 빠르게 시장 요구에 대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텍은 올해 전체 매출이 1700억원대, 영업이익이 120억원대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올해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던 예상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 아니냐는 질문에 오 사장은 “회사 구조를 바꾸는 작업에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가 불황기로 접어들자 투자를 늘리고, 생산라인을 교체하고, 해외 부실 법인을 청산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만 고급 개발인력 확보에 9억원을 썼다. 당장 매출을 늘리기보다는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최근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수 있었다는 게 오 사장의 설명이다.

○경쟁력은 ‘수직계열화’


1992년 산업용 엑스레이 검사장비 제조로 출발한 바텍은 2002년 디지털 치과용 진단장비사업에 뛰어들었고 2005년 ‘파노라마 영상’과 ‘교정전문 영상’ 장비인 세팔로, CT 기능을 하나로 합친 피카소트리오를 내놓았다.

의료기기 설계에서부터 디텍터(엑스레이 영상검출기), 신실레이터(방사선을 빛으로 바꾸는 장치), 제너레이터, 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 등 핵심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게 이 회사의 강점이다.

특히 세계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디텍터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바텍은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최근 전략적 파트너십을 늘리고 있다. 자회사인 레이언스가 갖고 있던 디지털 유방진단기기 자산 일부를 GE헬스케어에 매각했다. 치과용 석션(이물질 흡입기) 제조 세계 1위 업체인 독일의 뒤르덴탈과도 2018년까지 1400억원어치의 2D 영상장비 공급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기회시장


바텍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로 2위다. 바텍은 중국 상하이 생산거점을 강화해 부품 조립공장을 완제품 생산거점으로 바꿀 계획이다.

오 사장은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체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중국에서 3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화성=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