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우리투자증권 등 3개사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농협금융지주를 선정한 것은 ‘실리’보다는 정부가 천명한 대로 패키지 매각이라는 ‘원칙’을 택한 결과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24일 오후 2시부터 6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다. 패키지 매각 여부를 놓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고성까지 오갔다.

이사회가 쉽게 결정하지 못한 것은 인수 조건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이어서다. 우투증권 등 4개사를 묶어 팔 경우엔 농협금융이 제안한 가격(1조1000억원 중반대)이 다른 인수 후보보다 높았다. 하지만 우투증권 한 회사에 대한 제안 가격은 KB금융지주가 많았다.

‘배임 논란 리스크’도 요인이 됐다. 패키지 매각을 강행할 경우 장부가 밑으로 팔아야 하는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에 대해 ‘헐값 매각’ 시비가 일어나 나중에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농협금융과 파인스트리트는 이들 두 회사에 대해 기준 가격에 크게 미달하는 가격을 제안했으며 KB금융은 아예 마이너스(-)로 써낸 상태였다.

고민을 거듭하던 우리금융 이사회는 결국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의 패키지 매각 원칙을 택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