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화쟁위원회는 26일 긴급 임시회의를 열고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철도파업 사태의 중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이날 오후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혔다.

도법 스님은 "방금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을 함께 만나 두 분이 대화를 하도록 자리를 주선했다"고 전했다.

최 사장과 박 수석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실무교섭 재개에 합의했다.철도문제 해결 특별위원회는 도법 스님과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 김동건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 직지사 주지 흥선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법안 스님, 실천불교승가회 상임대표 퇴휴 스님, 성태용 건국대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도법 스님은 회견에서 "노사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집하는 대신 국가기간산업인 철도의 안정과 발전, 국민의 보편적 행복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종교계를 비롯해 노사정 등과 함께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철도 문제가 사회통합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이번 사안을 어느 한 쪽 편에서 바라보지 않고 실제 내용을 살펴 어떤 게 합리적인지 균형 있게 풀어가라는 게 국민의 요구일 것"이라며 "양 당사자가 아니라 국민의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짚어보면 국가와 회사, 노동자 모두에게 바람직한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가 문제 해결의 관건인데 정작 민심을 읽어내야 할 정부는 비판과 반대 의견은 정부를 공격하고 끌어내리려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자세로 접근하면 새로운 답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종교의 현실 참여가 바람직한가란 질문을 받자 "고통이 있는 곳에 종교가 있어야 한다"며 "종교의 현실참여를 따지는 것은 종교에 대한 왜곡된 이해와 인식을 보여준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 현대사를 돌아보면 좌우 대립, 친북과 반북, 친미와 반미,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자본가와 노동자 등으로 서로 편 가르고 적대시하는 문제가 되풀이돼 왔다"면서 "철도파업 사태도 기본적으로는 그런 흐름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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