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전담팀까지 꾸려 삼성 연구…'독종' 소리 듣는 中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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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등기업의 4가지 비밀
김용준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406쪽 / 2만원
中 대표기업 13곳 분석
화웨이·하이얼·바이두…기술전략·기업문화 등 소개…韓기업 안일한 태도 지적도
김용준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406쪽 / 2만원
中 대표기업 13곳 분석
화웨이·하이얼·바이두…기술전략·기업문화 등 소개…韓기업 안일한 태도 지적도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폰 제조업체이자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연구소에는 삼성전자를 집중 연구하는 전담팀이 구성돼 있다고 한다. 한국 기업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해 얼마만큼 파악하고 대비하고 있는가?”
한국과 일본의 산업경쟁력 비교 연구 등을 수행했던 아시아기업연구회 회원들이 승승장구해온 중국 기업을 연구한 결과물인 《중국 일등기업의 4가지 비밀》을 내놓았다. 가전의 하이얼, 인터넷의 바이두, 자동차의 상하이자동차, 유통의 궈메이, 석유화학의 시노펙 등 중국 대표 기업 13개를 연구·분석해 한국 기업들에 대응 방안을 제시하려는 취지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의 위협을 감지하고는 있지만 “공산당을 등에 업고 허세를 부린다”는 안일한 태도 또한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는 얘기다.
17명의 저자는 13개 중국 대표 기업을 지배구조, 기업문화, 기술전략, 시장전략 등 네 분야로 분류해 소개한다. △서구식 주주 중심 지배와 공산당 중심 지배라는 이중 구조를 살펴보고 △중국적인 것을 기초로 서양을 활용하는 ‘중체서용’의 기업문화 △외자 기업에 시장을 열어주는 대신 기술을 배우는 기술전략 △모방을 토대로 혁신을 추구해온 시장전략을 아는 것이 중국 기업을 이해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자산총액이 18조7000억위안에 달하며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1위를 차지한 공상은행의 경우를 보자. 7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정부가 최대주주 자격으로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사회에서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사실상 은행을 좌우한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국유기업 중심이던 대출 구조를 탈피해 2003년 12%에 그쳤던 개인대출 비중을 올해 상반기 27%까지 높이는 등 ‘공산(共産)은행’의 모습에서 실질적 ‘공상(工商)은행’으로 변모한 사실 또한 지적한다. 그러면서 공산당이 인사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에 지나치게 집중하기보다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중국 은행의 지배구조를 오히려 새로운 대안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생각해 볼 문제를 제시한다.
또 “능력이 부족해 성과가 미흡한 것은 참지만 태도가 불성실한 것은 두고 볼 수 없다”며 인지상정의 전통과 서구의 합리성을 접목한 상하이차의 인사관리, 고구마 등 농작물을 담은 채로 세탁해 고장을 자주 내는 쓰촨성의 농민들을 보며 고구마까지 씻을 수 있는 세탁기를 개발한 하이얼의 현지 고객 중심 문화 등도 소개한다.
13개 기업의 탄생과 성장 과정, 경영자의 전략, 미래의 과제 등을 읽다 보면 중국 대표 기업들의 구조와 문화, 현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다. 대중이 읽기에는 지나치게 딱딱하고 중국 비즈니스 관련자들이 읽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저자들이 인용한 자료가 대개 2009~2011년 자료여서 급변하는 현장의 상황을 담기에는 부족하다. 한 명이 아닌 17명 저자의 공동 집필이라는 것도 각각의 기업에 대한 분석을 꿰어 독자들에게 통찰을 제시하는 데는 적절치 않은 것처럼 보인다. 분석이 진전되면서 결론을 도출하는 게 아니라 개별 기업에 대한 소개가 나열되기 때문이다. 또 한국 기업에 시사점을 주기보다는 중국 기업 분석 수준에서 그친 점이 아쉽다. 국내 기업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에 대해 분석한 마지막 장이 대표적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한국과 일본의 산업경쟁력 비교 연구 등을 수행했던 아시아기업연구회 회원들이 승승장구해온 중국 기업을 연구한 결과물인 《중국 일등기업의 4가지 비밀》을 내놓았다. 가전의 하이얼, 인터넷의 바이두, 자동차의 상하이자동차, 유통의 궈메이, 석유화학의 시노펙 등 중국 대표 기업 13개를 연구·분석해 한국 기업들에 대응 방안을 제시하려는 취지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의 위협을 감지하고는 있지만 “공산당을 등에 업고 허세를 부린다”는 안일한 태도 또한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는 얘기다.
17명의 저자는 13개 중국 대표 기업을 지배구조, 기업문화, 기술전략, 시장전략 등 네 분야로 분류해 소개한다. △서구식 주주 중심 지배와 공산당 중심 지배라는 이중 구조를 살펴보고 △중국적인 것을 기초로 서양을 활용하는 ‘중체서용’의 기업문화 △외자 기업에 시장을 열어주는 대신 기술을 배우는 기술전략 △모방을 토대로 혁신을 추구해온 시장전략을 아는 것이 중국 기업을 이해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자산총액이 18조7000억위안에 달하며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1위를 차지한 공상은행의 경우를 보자. 7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정부가 최대주주 자격으로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사회에서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사실상 은행을 좌우한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국유기업 중심이던 대출 구조를 탈피해 2003년 12%에 그쳤던 개인대출 비중을 올해 상반기 27%까지 높이는 등 ‘공산(共産)은행’의 모습에서 실질적 ‘공상(工商)은행’으로 변모한 사실 또한 지적한다. 그러면서 공산당이 인사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에 지나치게 집중하기보다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중국 은행의 지배구조를 오히려 새로운 대안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생각해 볼 문제를 제시한다.
또 “능력이 부족해 성과가 미흡한 것은 참지만 태도가 불성실한 것은 두고 볼 수 없다”며 인지상정의 전통과 서구의 합리성을 접목한 상하이차의 인사관리, 고구마 등 농작물을 담은 채로 세탁해 고장을 자주 내는 쓰촨성의 농민들을 보며 고구마까지 씻을 수 있는 세탁기를 개발한 하이얼의 현지 고객 중심 문화 등도 소개한다.
13개 기업의 탄생과 성장 과정, 경영자의 전략, 미래의 과제 등을 읽다 보면 중국 대표 기업들의 구조와 문화, 현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다. 대중이 읽기에는 지나치게 딱딱하고 중국 비즈니스 관련자들이 읽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저자들이 인용한 자료가 대개 2009~2011년 자료여서 급변하는 현장의 상황을 담기에는 부족하다. 한 명이 아닌 17명 저자의 공동 집필이라는 것도 각각의 기업에 대한 분석을 꿰어 독자들에게 통찰을 제시하는 데는 적절치 않은 것처럼 보인다. 분석이 진전되면서 결론을 도출하는 게 아니라 개별 기업에 대한 소개가 나열되기 때문이다. 또 한국 기업에 시사점을 주기보다는 중국 기업 분석 수준에서 그친 점이 아쉽다. 국내 기업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에 대해 분석한 마지막 장이 대표적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