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등에 상업위성 수출…김병진 쎄트렉아이 사장 "직원도 회사도 기득권 버려 창조성 자극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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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팔 때 노하우도 수출…안주하면 기술 향상 안돼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벤처창업 박람회’에서는 ‘인공위성 제작’이라는 생소한 분야의 업체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01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등에 인공위성을 수출한 ‘쎄트렉아이’다. 최근에는 유럽 내 다른 국가로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임직원 80%가 R&D
김병진 쎄트렉아이 사장(45)은 “180여명의 임직원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80%인 150명”이라고 말했다. 위성 한 기를 수주하면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운전 등 모든 단계에서 R&D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인건비를 제외한 R&D 비용으로 지난해 매출액(360억원) 대비 10%가 넘는 38억원을 썼다. ‘연구소보다 더 연구소 같은 기업’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적도 탄탄하다. 작년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26% 늘었고 영업이익(47억원)도 64% 증가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성장세가 둔화되지만 내년에는 쎄트렉아이 제안서를 받은 국가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전망이 밝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사장은 “상업위성을 쏘아 올릴 예정인 유럽 국가들에 기존의 1m급 영상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50㎝급 위성 제안서를 넣었는데 내년 사업수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술에 기득권 없다”
KAIST 출신 연구원들이 만든 쎄트렉아이는 기술에 대해서는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김 사장은 “모든 연구 결과는 공개해야 하고, 발전이 없거나 어려움을 겪는다면 다른 사람이 이어받아 새 연구를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며 “기술에 대한 개인의 기득권은 조직을 위해 과감히 포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런 원칙은 인공위성 수주와 관련해서도 지키고 있다. 예컨대 UAE 등에 인공위성을 납품하면서 ‘기술이전’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실제로 ‘진짜 기술’을 통째로 넘겨준다는 것이다. 이미 갖고 있는 기술에 안주해서는 발전이 없어 과감히 기술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한 번 적용한 기술은 ‘재활용’하지 않고 새 기술을 창조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지난달 우주로 날아간 UAE의 ‘두바이샛 2호’는 스페인에 수출한 ‘데이모스 2호’와 사실상 같은 위성이지만 운영 소프트웨어를 일부러 다르게 설계했다”며 “이 때문에 위성 제작에 비용은 좀 더 들었지만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쎄트렉아이는 또 임직원들이 창조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알아서 정하게 하고, 10년 일하면 1년 쉬는 안식년도 도입했다. 학위 취득에 필요한 논문을 쓴다면 관련 연구도 얼마든지 하도록 허용했다.
○“후배에게 경영권 넘길 것”
쎄트렉아이의 최대주주는 김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박성동 이사회 의장(지분율 17.33%)이다. 박 의장은 위성제작 이외에 위성영상 등을 따로 떼어내 신규 법인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김 사장은 2.02%의 지분만 갖고 있지만 창업멤버로 초창기부터 회사 경영을 책임져왔기 때문에 ‘자기 회사’라는 애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후배에게 경영권을 넘겨줘야 한다”며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 유기체여서 끊임없이 분열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나는 나중에 없더라도 회사는 계속 존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임직원 80%가 R&D
김병진 쎄트렉아이 사장(45)은 “180여명의 임직원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80%인 150명”이라고 말했다. 위성 한 기를 수주하면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운전 등 모든 단계에서 R&D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인건비를 제외한 R&D 비용으로 지난해 매출액(360억원) 대비 10%가 넘는 38억원을 썼다. ‘연구소보다 더 연구소 같은 기업’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적도 탄탄하다. 작년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26% 늘었고 영업이익(47억원)도 64% 증가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성장세가 둔화되지만 내년에는 쎄트렉아이 제안서를 받은 국가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전망이 밝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사장은 “상업위성을 쏘아 올릴 예정인 유럽 국가들에 기존의 1m급 영상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50㎝급 위성 제안서를 넣었는데 내년 사업수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술에 기득권 없다”
KAIST 출신 연구원들이 만든 쎄트렉아이는 기술에 대해서는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김 사장은 “모든 연구 결과는 공개해야 하고, 발전이 없거나 어려움을 겪는다면 다른 사람이 이어받아 새 연구를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며 “기술에 대한 개인의 기득권은 조직을 위해 과감히 포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런 원칙은 인공위성 수주와 관련해서도 지키고 있다. 예컨대 UAE 등에 인공위성을 납품하면서 ‘기술이전’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실제로 ‘진짜 기술’을 통째로 넘겨준다는 것이다. 이미 갖고 있는 기술에 안주해서는 발전이 없어 과감히 기술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한 번 적용한 기술은 ‘재활용’하지 않고 새 기술을 창조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지난달 우주로 날아간 UAE의 ‘두바이샛 2호’는 스페인에 수출한 ‘데이모스 2호’와 사실상 같은 위성이지만 운영 소프트웨어를 일부러 다르게 설계했다”며 “이 때문에 위성 제작에 비용은 좀 더 들었지만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쎄트렉아이는 또 임직원들이 창조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알아서 정하게 하고, 10년 일하면 1년 쉬는 안식년도 도입했다. 학위 취득에 필요한 논문을 쓴다면 관련 연구도 얼마든지 하도록 허용했다.
○“후배에게 경영권 넘길 것”
쎄트렉아이의 최대주주는 김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박성동 이사회 의장(지분율 17.33%)이다. 박 의장은 위성제작 이외에 위성영상 등을 따로 떼어내 신규 법인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김 사장은 2.02%의 지분만 갖고 있지만 창업멤버로 초창기부터 회사 경영을 책임져왔기 때문에 ‘자기 회사’라는 애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후배에게 경영권을 넘겨줘야 한다”며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 유기체여서 끊임없이 분열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나는 나중에 없더라도 회사는 계속 존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