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회장님' 윤영달 "CEO여, 예술가가 돼라"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68·사진)이 10여년간 추진해 온 아트경영에 대한 경험과 철학을 담아 ‘AQ 예술지능(미래 기업의 성공 키워드)’을 26일 펴냈다. 윤 회장은 책에서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과 함께 예술과 경영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해 정립한 AQ(예술가적 지능지수·Artistic Quotient)의 개념과 실천방안을 소개했다.

윤 회장은 AQ를 ‘예술가처럼 자신의 삶에서 만난 모든 것에서 창조 감성을 느끼고, 모든 상황과 사물을 활용해 내면의 창조 욕망을 만족시키는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지능’이라고 정의했다. 윤 회장은 “기존의 것을 반복해 숙련된 것을 이해하고 충실히 실행하는 능력과 대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Q를 측정하는 방식은 IQ(지능지수)나 EQ(감성지수)를 재는 것과 마찬가지로 몇 가지 지표를 통해 평가한다고 소개했다. 지표에선 프로페셔널 예술가의 AQ가 100이다.

윤 회장이 예술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를 전후해서다. 외환위기 당시 과자시장이 한계에 부딪치자 어떻게 하면 새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예술경영이다.

윤 회장은 “예술을 통해 고객에게 행복을 느끼도록 해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4년부터 전통국악 공연인 ‘창신제’를 열기 시작했다. 올해까지 매년 개최했다. 또 국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국악단인 ‘락음 국악단’을 2007년 창단했으며, 올해엔 서울시와 함께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을 주최하기도 했다. 더불어 100만평 규모의 경기 양주시 연수원 부지에 국악, 조각, 시 등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복합예술문화단지인 ‘송추아트밸리’를 만들고 있다.

그는 외국에선 애플, 디즈니랜드, 구글, 할리데이비슨, 레고 등이 예술경영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라고 소개한 뒤 이들 기업의 사례를 접목해 AQ경영을 설명했다. 윤 회장은 “예술활동에 몰입하면 새로운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게 된다”며 “습관으로 자리잡으면 창조적인 시각에서 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