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야스쿠니 함정'에 빠져…日기업, 사업차질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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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참배' 일본내 역풍
센카쿠 파장 가시기도 전에 불매운동 재점화 우려
언론도 "아베의 오판…아베노믹스에 암운" 비판
센카쿠 파장 가시기도 전에 불매운동 재점화 우려
언론도 "아베의 오판…아베노믹스에 암운" 비판
일본 기업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갑작스러운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이 다시 들끓게 되면 경영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한국에 생산설비 증축 등을 검토하던 일본 기업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동북아 경제권이 ‘야스쿠니 해저드’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겨우 회복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9월 일본 정부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한 이후 중국에서는 대대적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닛산자동차 매출은 곧바로 40% 이상 급감했고, 까르푸 등 중국 내 유통업체들은 매장에서 일본 제품을 치우느라 바빴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은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는 “철저하고 전면적인 일본 제품 보이콧으로 아베의 전범 참배에 항의하자”는 글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본 기업들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반일 시위대의 습격으로 공장시설이 파괴됐던 파나소닉 중국법인 관계자는 “야스쿠니 참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중국 내 모든 자회사에 경비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일본 재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한 임원은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상태”라며 “이제 겨우 센카쿠 후폭풍에서 벗어나고 있는데 왜 이런 시기에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항공·여행업계도 불안에 떨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한국과 중국 비중이 30%에 달한다”며 “일본 관광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언론 일제히 비판
일본 주요 언론도 대부분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아사히는 사설을 통해 “총리가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이 참배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총리의 행위는 일본인의 전쟁을 대하는 방식과 안보, 경제까지 넓은 범위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 참배로 아베 정권이 ‘경제 최우선 노선’에서 이탈했다”며 “호조를 보여온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외교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국심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애국심이 너무 뜨거워지면 인권 무시와 주변국과의 마찰 등을 가져온다”며 “그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진정시키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 참배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대해 (아베 총리가) ‘오판’한 것으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내년 4월 일본 방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행은 외교 고립을 초래하는 잘못된 길”이라며 “외교적인 악영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비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겨우 회복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9월 일본 정부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한 이후 중국에서는 대대적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닛산자동차 매출은 곧바로 40% 이상 급감했고, 까르푸 등 중국 내 유통업체들은 매장에서 일본 제품을 치우느라 바빴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은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는 “철저하고 전면적인 일본 제품 보이콧으로 아베의 전범 참배에 항의하자”는 글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본 기업들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반일 시위대의 습격으로 공장시설이 파괴됐던 파나소닉 중국법인 관계자는 “야스쿠니 참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중국 내 모든 자회사에 경비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일본 재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한 임원은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상태”라며 “이제 겨우 센카쿠 후폭풍에서 벗어나고 있는데 왜 이런 시기에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항공·여행업계도 불안에 떨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한국과 중국 비중이 30%에 달한다”며 “일본 관광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언론 일제히 비판
일본 주요 언론도 대부분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아사히는 사설을 통해 “총리가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이 참배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총리의 행위는 일본인의 전쟁을 대하는 방식과 안보, 경제까지 넓은 범위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 참배로 아베 정권이 ‘경제 최우선 노선’에서 이탈했다”며 “호조를 보여온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외교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국심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애국심이 너무 뜨거워지면 인권 무시와 주변국과의 마찰 등을 가져온다”며 “그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진정시키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 참배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대해 (아베 총리가) ‘오판’한 것으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내년 4월 일본 방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행은 외교 고립을 초래하는 잘못된 길”이라며 “외교적인 악영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비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