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는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를 열고 올해 지방공기업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경영개선 명령을 이같이 내리기로 확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인력 감축을 포함한 조직 구조조정은 정부의 경영개선 명령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일부 부실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명령을 내린 적이 있지만 대상 공기업 명단과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방공기업 388곳 지난해 1조5000억 적자 '사상최대'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곳은 SH공사, 강원도개발공사, 경기평택항만공사, 김포도시공사, 인천 부평구시설관리공단, 경기 양주시상수도, 인천시하수도, 경기 연천군하수도 등 8곳이다. 이들 지방공기업은 3년 연속 적자가 발생했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영업 수입이 감소해 경영평가에서 하위 평가와 함께 경영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분양 부진과 미분양 자산에 따른 손실로 5354억원의 적자를 낸 SH공사는 올해 경영평가에서 15개 광역도시개발공사 중 최하위에 머무는 등 재무 건전성이 떨어져 조직 구조조정과 정원 감축, 신내3지구와 천왕2지구의 미분양 해소 대책 마련 등을 명령받았다. 정부는 고용 세습과 과도한 휴가, 공로 연수 등 불합리한 인사 기준 개선 등도 주문했다.
4년 연속 적자를 낸 강원도개발공사는 자회사인 알펜시아의 인사·재무 분야 등 유사 기구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하고 강원도의 추가 출자와 공사가 보유한 강원랜드 주식 매입, 숙박시설 분양 등을 요구받았다. 적자 전환 등으로 14개 기초자치단체 기타 공사 중 13위를 한 김포도시공사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시설공단 전환을 검토하는 한편 신규 추진 예정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했다.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지방공기업들은 내년 1월부터 세부 이행계획을 수립해 안행부에 보고한 뒤 시행하게 된다. 정정순 안행부 지방재정정책관은 “지방공기업 부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구조조정 대상 공기업 명단과 계획을 전면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행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388개 지방공기업은 1조5000억원의 적자를 내 2002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의 경영 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도 72조5000억원으로 2011년(67조8000억원)에 비해 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