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의 꽃 피어났던, 피렌체


다비드상의 전설

피렌체를 여행하는 동안 모두 3개의 다비드상을 만나게 된다. 미켈란젤로 광장의 청동 다비드상은 미켈란젤로의 세 번째 작품이다. 다비드상이 제일 처음 세워진 곳은 시뇨리아 광장이다. 야외에 설치됐던 이 작품은 훼손을 우려해 현재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겨 전시되고 있다. 시뇨리아 광장서 있는 동상은 그 후에 제작된 복제품이다.

우피치미술관에서 만난 2점의 비너스

비너스를 관능적으로 그린 그림을 발표하는 순간 보티첼리는 교회로부터 이단아 취급을 받았다. 교회에 반하여 시민을 선동하는 죄를 저지른다는 비판도 맹렬했다. 메디치 가문의 엄호를 받으며 작품 활동을 벌였던 보티첼리는 후에 그 가문이 몰락하고 교회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자 한동안 붓을 들지 않았다. 결국 그는 신을 찬미하는 그림만 그리겠노라 결심하고 다시 창작활동에 나섰지만 이후의 그림으로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메디치가문의 마지막 후손 안나 마리아는 1743년 사망하면서 우피치미술관을 비롯한 가문의 전 재산을 피렌체시에 기증했다. 단서는 오직 하나. ‘이 유산들은 절대 피렌체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며 이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피렌체를 방문해야 한다.’ 이 한마디로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영원한 꽃밭이 됐다.
단테의 사랑이 새겨진 베키오 다리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만약 아버지가 나의 사랑을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베키오 다리에서 아르노 강으로 떨어져 죽고 말겠어요.’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에 나오는 아리아의 한 대목이다. 극중 여주인공 라우레타는 아버지 잔니 스키키에게 연인 리누치오와의 결혼을 허락받고자 아름다운 선율로 노래한다. 절절한 노랫말에 감동한 관객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곤 한다. ‘사는 게 뭐 다 그렇지’라고 치부하기엔 인생이 너무나 아름답게 묘사되는 장면이다. 푸치니는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어 이 곡을 작곡했다고 전해진다. 아름다운 서정이 깃든 아리아를 음미하며 아르노강 위에 놓인 베키오 다리를 걷는다.
금은 보석상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부산하기만 한 베키오 다리에서 르네상스 시인 단테의 추억을 만난다. 그는 연인 베아트리체를 이 다리에서 처음 마주쳤다고 한다. 그녀를 향한 단테의 사랑이 얼마나 지대했던지 베아트리체는 뭇 남성들에게 지고지순한 연인의 대명사가 됐다. 피렌체, 인간을 아름답고 숭고하게 여기는 르네상스의 에너지를 영원히 간직한 도시다.
피렌체(이탈리아)=유연태 여행작가 kotour21@naver.com

이탈리아 피렌체로 가는 직항은 없다. 인천에서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의 다른 도시를 경유해 피렌체로 들어가야 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저비용항공(LCC)을 이용해 갈 경우 피사로 입국해 유명한 ‘피사의 사탑’을 보고 피렌체로 가는 방법도 있다. 이탈리아를 여행한다면 기차를 타고 피렌체를 가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이탈리아 철도청 사이트(trenitalia.com)에서 기차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피렌체시 동남쪽의 미켈란젤로 언덕에 조성된 미켈란젤로 광장은 시가지 전망대 구실을 한다. 피렌체 중앙역인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13번 시내버스를 타면 쉽게 갈 수 있다. 우피치미술관을 찾아갈 때는 ‘유럽미술관박물관여행’(낭만판다), ‘천년의 그림여행’(예경) 등의 책자가 도움이 된다. 구시가지에 규모는 작지만 다소 저렴한 호텔이 많다.
피렌체 대성당 주변에 유서 깊은 상점과 식당들이 많다. 피렌체식 소갈비구이인 ‘비스테카 알 플로렌티나’, 올리브유를 이용한 매운 영계튀김인 ‘폴로 알 디아볼로’, 흰콩수프인 ‘주파 디 파지올리’ 등의 음식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