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유럽 '선진국 주식형펀드' 새해에도 '말 달리자'
새해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금융투자상품으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 주식형펀드와 국내 롱쇼트(고평가 주식을 공매도하고 저평가 주식은 순매수하는 전략) 펀드가 꼽혔다.

한국경제신문이 29일 국내 주요 증권사의 투자운용전략을 담당하는 리서치센터장 20명에게 ‘2014년 유망 금융투자상품’을 1인당 최대 3개씩 추천받아 분석한 결과, ‘선진국 주식형펀드’가 가장 많은 6개를 차지했다. 선진국 상장지수펀드(ETF), 유럽·미국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포함하면 선진국 금융투자상품이 전체 추천(48개)의 29%(14개)에 달했다.

◆선진국 경기회복 흐름 주목하라

주요 리서치센터장들은 2014년 재테크시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큰 흐름으로 ‘선진국 경기 회복’을 꼽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새해 1월부터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하는 것과 관련, 센터장들은 “미국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분기 대비, 연율 환산)은 내년 1분기 1.15%, 2분기 2.48%, 3분기 4.13%로 시간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유럽은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건전성 우려가 남아 있으나 내년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실시 등을 통해 경기 부양에 힘쓸 것으로 리서치센터장들은 예상했다. 일본도 엔저(低)와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주식시장 랠리’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선진국 주식형펀드들은 올해도 좋은 성과를 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미국 유럽 일본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2.91%, 18.35%, 43.24%다.

◆미국·유럽 주가지수 ELS도 관심

많이 오른 선진국 주식형편드에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은 유럽·미국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센터장들은 추천했다. 기초자산이 판매 시점보다 40~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연 7~8%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증권사들은 유로존 우량주 50개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지수, S&P500지수, 홍콩 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의 주가지수나 선진국 1등주로 구성된 ELS가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미국 나스닥100ETF와 미국 금리 인상에 베팅하는 미국 국채인버스펀드, 유럽 리츠펀드도 유망 선진국 투자상품 목록에 포함됐다.

○국내 상품 간판은 ‘롱쇼트펀드’

국내 관심 상품으로는 ‘롱쇼트펀드’를 권했다. 센터장들은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금리+알파’의 수익을 내는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 롱쇼트펀드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은 연초 이후 지난 27일까지 11.70%의 수익률을 올리며 코스피지수 상승률(0.26%)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국내 일반 주식형펀드 중에선 ‘성장형’에 관심을 가질 만한 것으로 추천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 강세가 예상되지만 선진국 경기회복세가 완연해지면 수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우량주들의 주가가 긍정적일 것이라는 게 센터장들의 판단이다.

반면 국내 중소형주펀드를 추천한 리서치센터장은 한 명밖에 없었다. 내년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대형주보다 나을 것이라고 전망한 리서치센터장은 20명 중 5명에 불과했다.

장규호/황정수/윤희은 기자 danile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