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회복 징후가 뚜렷해지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2년5개월 만에 연 3%를 넘어섰다. 미·일 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엔화가치도 추가 하락해 달러당 105엔대로 떨어졌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8일(현지시간) 연 3.004%로 마감됐다. 2011년 7월25일(연 3.006%) 이후 최고치다. 1년 전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올랐다. 국채금리가 상승한 것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인 국채를 팔고 주식시장 등 고위험 투자로 몰리는 자금도 늘었다.

크리스 럽키 도쿄미쓰비시UFJ은행 애널리스트는 “저금리 시대에서 고금리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상승을 점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월가의 많은 투자 전문가들이 향후 몇 달 안에 미 국채금리가 연 3.5%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으로 일본 엔화가치는 내림세를 지속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105.19엔까지 떨어졌다. 나흘 연속 하락하며 2008년 10월 이후 5년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달리 일본은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0.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가 각종 고용·경기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아직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이 리서치전문 회사인 ORC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다’고 응답한 비중이 68%에 달했다. 절반 이상은 내년 경제 전망이 비관적이라고 답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