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스캔들…터키 경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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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총리 가족까지 번져
정치불안으로 투자자들 이탈
증시 급락…리라화 가치 최저
정치불안으로 투자자들 이탈
증시 급락…리라화 가치 최저
터키 정치권의 부패 스캔들이 경제위기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건설허가 비리 등 부패 혐의에 대한 수사망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가족에게까지 좁혀지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비리 스캔들이 금융위기로 비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7일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2.1765리라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2년 만기 국채금리도 연 10.06%로 지난 8월 신흥국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터키 증시 대표지수인 BIST100도 3일 만에 7% 이상 빠졌다.
터키 중앙은행이 24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에 따른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시중에 달러를 풀겠다고 했으나 부패 스캔들이 겹치면서 하락세는 더 커졌다.
이번 비리 스캔들은 에르도안 총리가 내놓은 사립학교 폐지안이 당내 실력자인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을 자극하면서 촉발됐다. 터키 사립학교의 25%를 운영하는 이슬람 조직 ‘히즈메트’의 좌장인 귤렌은 새 법안이 조직을 위협하자 법조계 세력을 동원해 우군이었던 총리에게 칼을 겨눈 것이다.
수천명의 시위대가 이스탄불 탁심광장을 메우고 ‘부패 총리 퇴진’을 주장하는 등 여론이 악화하자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 25일 부총리와 장관 9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하지만 측근들이 핵심 각료에 대거 기용되면서 국민의 반발은 더욱 커졌다. 터키 검찰이 총리 아들을 비리 혐의로 소환하면서 에르도안 총리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터키 중앙은행에 따르면 14~20일 사이 외국인 투자자들은 5억3200만달러어치의 터키 국채를 팔아치웠다. 올 들어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18%나 하락했고 증시에서는 시가총액의 3분의 1이 날아갔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비리 스캔들이 금융위기로 비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7일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2.1765리라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2년 만기 국채금리도 연 10.06%로 지난 8월 신흥국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터키 증시 대표지수인 BIST100도 3일 만에 7% 이상 빠졌다.
터키 중앙은행이 24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에 따른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시중에 달러를 풀겠다고 했으나 부패 스캔들이 겹치면서 하락세는 더 커졌다.
이번 비리 스캔들은 에르도안 총리가 내놓은 사립학교 폐지안이 당내 실력자인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을 자극하면서 촉발됐다. 터키 사립학교의 25%를 운영하는 이슬람 조직 ‘히즈메트’의 좌장인 귤렌은 새 법안이 조직을 위협하자 법조계 세력을 동원해 우군이었던 총리에게 칼을 겨눈 것이다.
수천명의 시위대가 이스탄불 탁심광장을 메우고 ‘부패 총리 퇴진’을 주장하는 등 여론이 악화하자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 25일 부총리와 장관 9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하지만 측근들이 핵심 각료에 대거 기용되면서 국민의 반발은 더욱 커졌다. 터키 검찰이 총리 아들을 비리 혐의로 소환하면서 에르도안 총리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터키 중앙은행에 따르면 14~20일 사이 외국인 투자자들은 5억3200만달러어치의 터키 국채를 팔아치웠다. 올 들어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18%나 하락했고 증시에서는 시가총액의 3분의 1이 날아갔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