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EU와 경협 중단 선언…시위대 "親러 대통령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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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앓고 있는 우크라이나
현재 러시아와 유럽연합(EU) 간 힘겨루기로 인해 가장 몸살을 앓는 나라는 지리적으로 동·서 유럽 사이에 걸쳐 있는 우크라이나다. 특히 이곳에서 최근 한 달 넘게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원인엔 뿌리 깊은 반러 정서와 이를 둘러싼 자국 내 권력다툼이 자리하고 있다.
시위의 표면적 이유는 지난달 21일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EU와의 경제협력 협상을 돌연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이 소식에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처럼 큰 파문을 몰고 오게 된 건 우크라이나 정부 결정이 자국민들의 반러 정서를 자극한 탓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러시아를 극도로 싫어하는 이유는 17세기부터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하기까지 러시아로부터 핍박받았던 역사 때문이다. 특히 1932~1933년엔 스탈린 정권의 강제 식량 수탈로 약 800만명이 굶주림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역이자 친미·친EU 노선을 표방한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 간 갈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오렌지 혁명 당시 부정선거 논란으로 당선이 무효화됐던 장본인인 야누코비치는 빅토르 유셴코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준 뒤 복수의 칼을 갈았다.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된 야누코비치는 2011년 티모셴코를 권력 남용 혐의로 투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라 불릴 정도로 자국 정계의 여걸로 통하는 티모셴코에게 이번 반정부 시위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티모셴코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6일까지 약 2주간 단식 투쟁을 하며 반정부 시위대를 독려했고, 옥중에서 실질적인 야당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EU가 최근 친러시아로 돌아선 우크라이나를 EU 동부 파트너십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히기 위해 야누코비치 대통령 측을 회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U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전제조건 중 하나였던 티모셴코 석방을 철회하고, 내년 2~3월 중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다시 갖기로 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경우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이 6%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득 중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시위의 표면적 이유는 지난달 21일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EU와의 경제협력 협상을 돌연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이 소식에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처럼 큰 파문을 몰고 오게 된 건 우크라이나 정부 결정이 자국민들의 반러 정서를 자극한 탓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러시아를 극도로 싫어하는 이유는 17세기부터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하기까지 러시아로부터 핍박받았던 역사 때문이다. 특히 1932~1933년엔 스탈린 정권의 강제 식량 수탈로 약 800만명이 굶주림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역이자 친미·친EU 노선을 표방한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 간 갈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오렌지 혁명 당시 부정선거 논란으로 당선이 무효화됐던 장본인인 야누코비치는 빅토르 유셴코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준 뒤 복수의 칼을 갈았다.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된 야누코비치는 2011년 티모셴코를 권력 남용 혐의로 투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라 불릴 정도로 자국 정계의 여걸로 통하는 티모셴코에게 이번 반정부 시위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티모셴코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6일까지 약 2주간 단식 투쟁을 하며 반정부 시위대를 독려했고, 옥중에서 실질적인 야당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EU가 최근 친러시아로 돌아선 우크라이나를 EU 동부 파트너십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히기 위해 야누코비치 대통령 측을 회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U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전제조건 중 하나였던 티모셴코 석방을 철회하고, 내년 2~3월 중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다시 갖기로 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경우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이 6%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득 중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