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새해 대내외 증시에 복병 될 '팻 테일 리스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낙관론 뒤에 숨은 꼬리위험 많아
균형 유지와 리스크 관리에 신경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균형 유지와 리스크 관리에 신경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새해 대내외 증시에 복병 될 '팻 테일 리스크'](https://img.hankyung.com/photo/201312/02.6912457.1.jpg)
통계학에선 정치·경제·사회 현상들을 특정한 평균치를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고 평균치에서 멀어질수록 발생 확률이 낮아지는 종(鐘) 모양의 정규분포로 설명한다. 하지만 발생 확률이 적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빈도가 정규분포가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커져 꼬리가 굵어질 경우 팻 테일 리스크가 발생한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새해 대내외 증시에 복병 될 '팻 테일 리스크'](https://img.hankyung.com/photo/201312/AA.8197345.1.jpg)
각국 통화의 인위적인 평가절하책과 함께 국제통상 환경에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 인접국에 피해를 주는 근린궁핍화(近隣窮乏化)로 인해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허버트 후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전 세계 무역량이 4년간 60% 급감했던 전례가 있다.
출구전략만큼 추진시기와 선택수단, 사후처리 등 정책의 삼박자를 맞추기 어려운 것도 없다. 경기 회복의 ‘싹이 돋는 단계(green shoots)’에서 성급하게 자금을 회수하면 노랗게 질려 ‘시든 잡초(yellow weeds)’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구전략 추진 이후 미국경기가 조금만 악화되면 곧바로 ‘에클스 실수(Eccles’s failure)’ 우려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아베노믹스 효과가 미약하게 나타나면 ‘지브리의 저주’와 ‘세 가지 독배설’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전자는 지브리 스튜디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방영한 뒤 금융시장이 난기류를 보인 것을 빗댄 현상이다. 후자는 대니 라이프지거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주장한 것으로 △통화정책 효과 반감 △소비세 인상 △구조개혁 실패를 말한다.
유럽과 관련해 팻 테일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선행(善行)의 역설’이다. 좋은 의미로 행동한 것이 도리어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기부할 때 그 순수성에 고마워하지 않고 다른 의도부터 생각하는 것이 전형적인 선행의 역설로 볼 수 있다.
올해 7월 이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나 한국 경제 입장에서 유럽 위기가 극복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좋은 일이다. 하지만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로 상징되는 유로존 내 경제여건이 나쁜 회원국들에는 위기극복과 경기회복을 더 어렵게 해 선행의 역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예상되는 팻 테일 리스크로는 △비(非)이성적 과열에 따른 미국 주가 폭락 우려 △원자재 가격의 ‘슈퍼 사이클’ 시대 종료 △항로와 자원 확보를 위한 북극전쟁 가능성 △북한의 외화 조달 실패로 인한 붕괴 시나리오 등이 꼽힌다. 새해에는 낙관론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