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이 참여하는 채권시장인 ‘아세안+3 공동채권시장’ 출범에 대비해 한국은 ‘국제 채권 전문투자자 시장’을 조속히 개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 채권 전문투자자 시장은 발행사들의 채권 발행 절차 등을 대폭 간소화하는 대신 연기금 등 전문 기관투자가들만 참여하도록 하는 시장으로, 일본의 ‘도쿄프로본드마켓’이 대표적이다.

정희준 전주대 교수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채권시장 국제화 추진 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통해 “‘아세안+3 공동채권시장’ 출범에 대비해 한국도 거래소 내에 ‘국제채권 전문투자자 시장’을 조속히 설립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미 도쿄프로본드마켓을 운영 중인 일본 등에 향후 주도권을 빼앗기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중국 일본과 아세안 소속 국가 등 13개국은 2003년부터 ‘아세안+3 공동채권시장’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별로 제각각인 채권발행신고서와 채권상장·공시제도 등을 통일해 역내 정부나 기업 등이 자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빠르고 쉽게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각국의 연기금·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만 참여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 시장’으로 도입이 구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거래소 채권시장부 관계자는 “공동채권시장이 설립되면 투자자들은 다양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발행자들도 자금조달시장이 다변화되는 장점이 있다”며 “연구용역 보고서의 제안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