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융캉 전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겸 정법위원회 서기에 대한 사법처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저우융캉의 측근으로 거론되는 또 한 명의 거물급 인사가 수사를 받고 있다.

중국공산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29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리충시(62) 쓰촨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엄중한 당기율 위반과 위법 혐의로 조직 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기율검사위는 그러나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리 주석은 현재 쓰촨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주임과 당조직 서기도 맡고 있다. 특히 2002∼2007년 쓰촨성 부서기 및 성기율검사위 서기를 역임한 거물급 인사다.

중화권 매체들은 리 주석에 대한 수사가 ‘부정부패’, ‘정변모의’ 혐의 등으로 사법처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저우융캉 수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화권 매체 명경신문망은 이날 베이징 정계인사를 인용, 리 주석은 저우융캉의 주요 측근으로 이미 사정당국으로부터 ‘쌍규’(雙規·당원을 구금 상태에서 조사하는 것)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그가 저우융캉 가족의 부패행위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우융캉이 쓰촨성 서기로 근무할 때 그를 따르던 세력을 지칭하는 ‘쓰촨방’은 ‘석유방’(석유기업 고위간부 출신의 정치세력)과 함께 저우융캉의 양대 지역·산업 인맥으로 꼽혀왔다.

중앙기율검사위는 시진핑 체제 들어 리춘청·궈융샹 전 쓰촨성 부성장 등을 잇따라 사법처리 했는데 이들은 모두 저우융캉 인맥으로 알려져 왔다. 리 주석 역시 1999∼2002년 저우융캉이 쓰촨성 서기로 근무할 때 쓰촨성당위원회 비서장과 판공실 주임, 쓰촨성당위원회 상무위원 등을 지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