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만에 출근 >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한 철도파업이 끝나면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속속 일터로 돌아왔다. 복귀 첫날인 31일 오전 코레일 노조원들이 서울 상암동 수색차량사업소에 들어서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22일 만에 출근 >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한 철도파업이 끝나면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속속 일터로 돌아왔다. 복귀 첫날인 31일 오전 코레일 노조원들이 서울 상암동 수색차량사업소에 들어서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국회에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22일간의 최장기 파업을 철회한 철도노조가 31일 업무에 복귀했다. 코레일은 복귀자 직무·안전 교육 등을 거쳐 수도권 전철은 1월6일부터, KTX·일반·화물열차는 1월14일부터 정상운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철도노조는 철도소위 운영과 별도로 업무 현장에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원칙 대응 및 엄정 징계 방침을 밝힌 사측과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14일부터 모든 철도 정상화

철도파업 복귀 첫 날…노조원 전원 일터로…수도권 전철 6일, KTX 14일부터 정상운행
코레일은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수배 중인 노조 간부를 제외한 파업자 전원이 업무에 복귀했다고 발표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노조의 복귀가 끝난 뒤 서울 동자동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순 파업자도 3일 이상의 안전직무 교육을 거쳐 업무 현장에 배치되기 때문에 운행 안정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14일부터 모든 철도 운행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파업 참가로 직위해제된 노조원 6842명 중 주동자는 징계처분 확정 시까지 직위해제를 유지하고 가담 정도에 따라 복직 시기를 차별화할 방침이다. 또 파업 기간 중 확인된 자료를 토대로 신속하게 징계 절차를 밟는 한편 민·형사상 책임과 함께 손해배상과 구상권까지 청구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파업에 따른 영업손실을 152억원으로 잠정 추산했다.

◆코레일 노사 대치 팽팽

코레일 노사는 파업 중단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철도노조 서울지역본부는 업무 복귀에 앞서 서울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투쟁은 이제 또 시작이며 징계·손해배상·고소·고발 등 정부와 사측의 탄압에 맞서 현장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수배 중인 엄길용 서울지역본부장도 전화 연결에서 “수서발 KTX 설립을 막지 못해 원통하지만 화물사업 분리와 역사 민영화 등 지금보다 더 큰 투쟁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서발 KTX 외에도 코레일을 여객·화물·지원 및 기타사업부문을 맡는 여러 개 자회사로 쪼개기로 한 정부의 ‘철도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최 사장도 이날 처음 열린 국회 철도발전소위에 출석해 “철도노조가 업무 복귀 후에도 현장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우려와 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 참가 조합원에 대한 징계가 내려질 경우 현장투쟁이 시간외 근로 및 잔업 거부 등 준법투쟁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철도 업무 특성상 준법투쟁도 열차운행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수서발 KTX’ 그대로 추진

정부는 수서발 KTX 운영사 설립을 포함한 철도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철도노조 파업 종료 관련 대국민 담화문에서 “이미 적법하게 철도사업 면허가 발급된 수서발 KTX 운영사는 당초 계획대로 2015년 말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운영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도 파업 철회와 관계없이 법집행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서울과 천안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수배자 2명을 검거했다. 또 노조 간부 1명에 대해 추가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조합원은 총 35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6명이 체포됐고 2명은 구속됐다.

김보형/박상익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