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미얀마 등 新시장 개척
케이블채널 tvN도 ‘나인’을 국내 드라마 최초로 미국에서 리메이크해 방영할 예정이다. 이르면 5월께 미국 측 제작사가 파일럿 영상을 LA스크리닝(할리우드에서 열리는 TV드라마 견본시)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tvN 측은 밝혔다.
한ㆍ일 관계 악화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한국 드라마의 최대 해외시장인 일본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시장 다변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드라마 수출은 2001년 800만달러에서 2012년 1억6150만달러로 20배가량 늘어났다. 2007년 드라마 수출액(8190만달러)과 비교해도 두 배로 커졌고, 연간 전체 방송프로그램 수출의 90%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한ㆍ일 관계 악화, 엔화 약세 등으로 인해 대일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전체 수출 금액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시장 수출이 타격을 받았지만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신흥시장과 미국 등 선진시장에 수출이 증가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일본 시장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중국과 미국 등에 공동 제작이나 포맷 수출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새해에도 드라마 수출 성패는 시장 다변화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드라마 수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KBS미디어 전용길 대표는 “대내외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8000만달러 이상 드라마를 수출해 2012년을 소폭 웃도는 성과를 냈다”며 “올해에는 드라마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또 드라마는 수출 금액에 비해 파급력이 큰 만큼 한국 문화를 잘 담아내는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KBS2가 방송 중인 장근석 주연의 ‘예쁜 남자’는 ‘사랑비’에 이어 일본에 비싼 가격에 수출됐다. 하지만 국내 시청률이 5%도 채 나오지 않으면서 ‘수출용 드라마’란 꼬리표가 붙었다.
방송사 한 관계자는 “게임은 수출이 많다 해도 한국 문화와는 상관없는 콘텐츠이지만 드라마는 현재 한국의 모습을 가장 잘 담아내면서 화장품 등 상품 매출에도 크게 기여하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