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스포츠 2·6·9 빅이벤트…응답하라! "대~한민국"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하얀 빙판 위에서 공중으로 힘차게 도약한다.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12명이 훈련하는 실내빙상장은 이들이 내뿜는 입김으로 가득했다.

실내빙상장 옆 국제스케이트장. 이곳에서는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등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선수들이 힘차게 빙판을 지치는 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소치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은 연말연시에도 쉴 틈 없이 연습을 계속하며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를 열었다.

올해는 2, 6, 9월에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잇따라 열려 스포츠 팬들에게 눈물과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할 예정이다. 2월엔 눈과 얼음 위의 스포츠 축제인 동계올림픽이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다. 6월엔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전 세계 축구팬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9월엔 인천에서 제17회 아시안게임이 개막해 40억 아시아인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다.

◆빙상 여자 3인방 금메달 기대


2월7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소치 동계올림픽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평창 대회에서 종합순위 상위권에 오르려면 설상, 썰매 등을 포함한 이번 대회 출전 전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 대표팀은 6개 종목에서 110여명(선수 64명, 임원 47명 안팎)의 선수단이 소치로 날아갈 예정이다.

한국 선수단의 선봉에는 빙상의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의 ‘세계 최고’ 여자 3인방이 나선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2연패에 도전한다. 세계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 김연아는 2월19·20·22일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2연패를 노린다. 올해 이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네 차례 경신한 이상화는 금메달 0순위로 꼽힌다. 쇼트트랙의 ‘차세대 여왕’ 심석희(17·세화여고)는 두 개 이상의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0회의 월드컵 대회 500m, 1000m에서 강세를 보여온 심석희는 여자 3000m 계주까지 포함해 최대 3관왕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들 외에도 그동안 불모지로 여겨져온 컬링의 여자대표팀, 스키 프리스타일의 최재우, 스노보드의 정해림 등도 사상 첫 메달 획득을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 도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회 연속 원정 16강 진출을 넘어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에 도전한다. 브라질 월드컵은 6월13일~7월14일까지 브라질 12개 도시에서 열린다. 8회 연속 월드컵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한국 대표팀은 지난달 7일 치러진 조 추첨에서 ‘죽음의 조’를 피하면서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와 함께 H조에 속했다. 상대적으로 해볼 만한 러시아(6월18일), 알제리(6월23일), 벨기에(6월27일)와 치를 조별 예선에서 조 2위 이내에 들어야 1차 관문인 16강에 오를 수 있다.

홍명보호는 오는 13일부터 브라질과 미국에서 3주 동안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다. 브라질 포즈도 이과수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코스타리카(1월26일), 멕시코(1월30일), 미국(2월1일)과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 개최 세 번째 아시안게임

뜨거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40억 아시아인의 축제’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아시아 45개국 1만3000여명의 선수단은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인천에서 열릴 36개 종목에서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1986년 서울, 2002년 부산에 이어 한국에서 열리는 세 번째 아시안게임이다.

개·폐회식과 육상경기가 치러지는 주경기장은 인천 서구 연희동에 연면적 11만3620㎡ 규모로 건설 중이다. 6만2848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경기장은 현재 공정률 85%로 4월 준공될 예정이다.

홈에서 열릴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은 5회 연속 종합 2위에 도전한다. 1998년 방콕 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4회 연속 종합 2위에 오르며 아시아 스포츠 강국을 증명했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통적 메달밭인 양궁, 태권도, 유도, 사격 등에서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다. 축구와 야구 등 단체종목도 메인 이벤트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박태환, 손연재 등 인기 선수들이 출전하는 수영과 리듬체조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