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첫 거래일 한국 증시가 급락했다. 환율 우려가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 전망까지 겹쳐 주가를 끌어내렸다.

2일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관련 불안 요인이 실제 잠정실적이 발표되는 오는 7일까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환율도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라는 주문이 많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15포인트(2.20%) 내린 1967.19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6만3000원(4.59%) 급락한 130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 "손절매 나올 수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급락으로 기관투자자의 기계적인 손절매(로스컷) 물량이 추가적으로 나올 수 있다" 며 "내일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이 연초 포트폴리오 구성을 시작하는 시기라 손절매 물량이 많지 않은 점은 다행이다.

한 연구원은 "경기와 유동성이란 전체적인 반등 골격이 바뀌지 않아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 며 "주식 비중을 덜지 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거나 기민하게 움직인다면 내수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날 급락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졌다. 1950선 아래로의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선인 1950포인트에서 가격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월초 조정 불가피 … 내수주 대응"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급락은 환율의 영향이 가장 크다" 며 "엔화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장중 1050원 선이 깨져 수출주에 대한 경쟁력 우려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12월 동시 만기 이후 누적된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는 2만5000계약에 달한다. 물량 해소 과정에서 환율 이슈까지 불거져 월초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이 나오면 수그러들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 2013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8조 원대까지 거론되면서 매도세가 거세졌다" 며 "실제 잠정 실적이 공개되면 불확실성 해소로 매도세가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실적 우려보다 환율이 한국 증시에 더 부담스러운 요인이란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이 현 수준에서 오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이나 달러 유동성이 유입되는 상황을 봤을 때 원·달러가 상승하기는 힘들다" 며 "내수나 은행 등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