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94' 돌풍 일으킨 신원호 PD "예능프로 재미 드라마에 접목…흥행 홈런 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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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나 이우정 작가는 드라마를 안 해본 사람들이죠. ‘예능 프로를 했던 천출’들이라 무조건 재미있으면 된다고 접근했어요. 드라마투르기(드라마작법)나 영상문법에는 관심 없고,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예능 프로그램 감각을 드라마에 도입한 게 성공 비결이죠.”
지난달 28일 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고치인 평균 시청률 11.9%(닐슨미디어 기준)로 막을 내린 tvN의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의 신원호 PD(39)는 소감을 말했다. 2013년 중년 주부가 된 나정이의 젊은 시절 남편 찾기를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응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응사신드롬’을 몰고 왔다.
부산에 사는 H.O.T. 빠순이(극성 팬)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에 이어 ‘응사’까지 신 PD는 2연타석 흥행 홈런을 쳤다. 2일 서울 상암동 tvN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예능은 잡스러운 장르예요.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중간에 있어요. 장르에 상관없이 재미있게만 내용을 채워야 합니다. ‘응사’에선 과연 나정이가 7명 중 누구랑 연결됐을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도록 했어요. 때로는 스토리와 상관없는 카메오들이 등장해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이것도 예능 프로 같은 요소지요.”
2회에서 빈 하숙방에 홍석천, 나영석 PD(‘꽃보다 할배’ PD) 등이 들어왔다가 이상한 행동으로 퇴출당하는 장면들이 그것이다.
“내용 면에서 캐릭터와 시대 고증, 관계와 스토리 등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어요. ‘그래 옛날에는 저랬어’란 반응을 이끌어냈지요.”
그는 ‘시대 고증’이란 요소는 드라마를 지원하는 배경일 뿐이지, 결코 앞세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대신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다시 봐도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시대상을 반영했다. 그 시절 팬들을 몰고 다녔던 연세대 농구팀의 우지원, 김훈, 문경은 등을 카메오로 출연시킨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나정이는 사실 평범한 여대생이죠. 왈가닥처럼 보이지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여자가 되는. 여성들이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예요. 그러나 너무 예쁘면 시청자들이 감정이입하는 데 지장을 줍니다.”
그는 ‘예쁜’ 고아라를 못생겨 보이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고아라는 네 살 이후 처음 단발을 했다. 화장도 하지 않았다. 멜로연기가 아니라 생활연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신 PD는 ‘일요일은 즐거워’ 조연출에 이어 2005년 예능 ‘해피선데이-여걸식스’로 데뷔했다. 다큐와 달리 예능은 반응이 즉각적이고 강렬한 게 재미있었다고 한다. 2011년 tvN을 거느린 CJ E&M으로 옮겨 ‘응칠’과 ‘응사’를 연출했다.
“당시 방송 시장에서 제 몸값을 알고 싶기도 했고 영화를 해보고 싶은 꿈에 한걸음 다가선다는 생각으로 옮겼어요. 기회가 되면 영화도 해보고 싶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지난달 28일 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고치인 평균 시청률 11.9%(닐슨미디어 기준)로 막을 내린 tvN의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의 신원호 PD(39)는 소감을 말했다. 2013년 중년 주부가 된 나정이의 젊은 시절 남편 찾기를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응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응사신드롬’을 몰고 왔다.
부산에 사는 H.O.T. 빠순이(극성 팬)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에 이어 ‘응사’까지 신 PD는 2연타석 흥행 홈런을 쳤다. 2일 서울 상암동 tvN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예능은 잡스러운 장르예요.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중간에 있어요. 장르에 상관없이 재미있게만 내용을 채워야 합니다. ‘응사’에선 과연 나정이가 7명 중 누구랑 연결됐을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도록 했어요. 때로는 스토리와 상관없는 카메오들이 등장해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이것도 예능 프로 같은 요소지요.”
2회에서 빈 하숙방에 홍석천, 나영석 PD(‘꽃보다 할배’ PD) 등이 들어왔다가 이상한 행동으로 퇴출당하는 장면들이 그것이다.
“내용 면에서 캐릭터와 시대 고증, 관계와 스토리 등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어요. ‘그래 옛날에는 저랬어’란 반응을 이끌어냈지요.”
그는 ‘시대 고증’이란 요소는 드라마를 지원하는 배경일 뿐이지, 결코 앞세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대신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다시 봐도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시대상을 반영했다. 그 시절 팬들을 몰고 다녔던 연세대 농구팀의 우지원, 김훈, 문경은 등을 카메오로 출연시킨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나정이는 사실 평범한 여대생이죠. 왈가닥처럼 보이지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여자가 되는. 여성들이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예요. 그러나 너무 예쁘면 시청자들이 감정이입하는 데 지장을 줍니다.”
그는 ‘예쁜’ 고아라를 못생겨 보이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고아라는 네 살 이후 처음 단발을 했다. 화장도 하지 않았다. 멜로연기가 아니라 생활연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신 PD는 ‘일요일은 즐거워’ 조연출에 이어 2005년 예능 ‘해피선데이-여걸식스’로 데뷔했다. 다큐와 달리 예능은 반응이 즉각적이고 강렬한 게 재미있었다고 한다. 2011년 tvN을 거느린 CJ E&M으로 옮겨 ‘응칠’과 ‘응사’를 연출했다.
“당시 방송 시장에서 제 몸값을 알고 싶기도 했고 영화를 해보고 싶은 꿈에 한걸음 다가선다는 생각으로 옮겼어요. 기회가 되면 영화도 해보고 싶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