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로락스는 원래 공업용 표백제를 만들던 회사였다. 어느 날 부엌과 화장실을 더 깨끗하게 청소하고 싶었던 회장 부인이 남편에게 ‘집에서 쓸 표백제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부인이 샘플을 받아 써보니 효과가 눈부셨다. 부인은 지인에게 샘플을 나눠줬고, 정식 제품을 사고 싶다는 주위의 피드백이 이어졌다. 클로락스는 가정용 표백제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제품은 불티나게 팔렸다. 오늘날 미국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로락스의 가정용 표백제가 탄생하게 된 계기다.

[책마을] 언제까지 간만 볼텐가…성공하려면 행동하라
《한 걸음의 법칙》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과 자기혁신 노하우를 다룬 책이다. 이 책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레너드 슐레진저는 10년간 벤처 기업 5000개를 키워내 미국 창업교육의 메카로 꼽히는 밥슨칼리지의 12대 총장이다. 저자들은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다’란 워크숍에서 쌓은 데이터베이스와 아이디어를 토대로 이 책을 썼다.

성공하는 기업가에겐 어떤 특별한 비법이 있을까. 저자들은 “미지의 미래에 직면했을 때 기업가는 행동에 돌입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성공한 기업인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따른다.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충분히 조사하고 예측해 계획을 세우는 대신 우선 행동한다. 그 뒤 시장 반응을 살펴 수정과 보완을 거친다. 그리고 다시 시장에 내놓는다. 그 결과에 만족하거나 더 이상 사업을 계속하고 싶지 않다고 판단할 때까지 이 과정을 무수히 반복한다.

클로락스의 사례처럼 작은 발걸음이라도 한 발짝 떼면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고, 시장이 잠재적으로 받아들일 기미가 보일 것 같으면 한 걸음 더 앞으로 내디디라는 조언이다.

갈수록 미래가 불안해지는 오늘날에는 예측과 시장 분석에 비용을 쏟아붓는 것이 유용하지 않다는 얘기다. 저자들은 이를 ‘창의 행동’이라 부른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창의 행동의 구체적인 지침을 담았다. 저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며, 일을 추진하고자 하는 동기가 꼭 필요하다. 자신의 자산을 파악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선뜻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그 이상을 잃지 않도록 한다. 또 사업이 실패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면 하루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다만 구체적인 사례가 더 풍부했더라면 보다 폭넓은 공감을 끌어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