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시장 모처럼 활기
대형마트 판매량도 증가
지난해 8월 일본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에 연근해 수산물이 오염됐을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확산되며 찬바람이 불었던 수산물 소비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절반까지 떨어졌던 유통업체의 수산물 발주량은 전년 수준을 회복하는 중이다. 김동성 GS리테일 수산물 상품기획자(MD)는 “지난해 12월 수산물 발주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5% 수준”이라며 “방사능 공포가 확산됐던 지난해 9~10월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며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산 수산물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다. 작년 9월과 10월에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0%와 17.0% 줄어든 것에 비하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는 갈치와 오징어, 고등어 등의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갈치의 지난해 12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8% 증가했다. 오징어도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작년 9월 전년 동기 대비 -33.5%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10.6% 증가로 돌아선 것. 고등어는 작년 9월 전년 동월 대비 39.2% 감소에서 지난달 -19.1%로 호전되고 있다.
어민들도 웃음을 되찾고 있다. 경남 통영시에서 겨울이 제철인 굴을 생산하는 덕연수산의 박진우 대표는 “지난해 10월 첫 경매 때보다는 최근 분위기가 훨씬 좋다”며 “가격을 낮추고 국내산 굴이 안전하다는 것을 널리 알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엔저 현상으로 일본 수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내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어 천만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유통업계에서는 정부와 대형마트의 적극적인 노력이 방사능 괴담을 걷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 현의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했다. 또 대형마트는 지속적으로 수산물 판매촉진 행사를 여는 등 소비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에서는 제주산 갈치의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6% 늘었다. 대형마트별로 방사능 검사기를 자체 구입해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적극 알린 것도 소비심리 회복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김석 이마트 수산물 담당 바이어는 “원산지를 따지면서 사는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수산물 안전도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