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 25년 숙련공만 1만명…세계 휩쓰는 명품가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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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붕괴 25년 게르만의 비상 (2) 독일 제조업 파워는 RSG에서 나온다
< RSG : R&D·Skilled Worker·Globaliz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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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중부 귀테슬로에 있는 밀레 본사에 들어서면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는 나무로 만든 ‘초기 모델’의 세탁기가 10여개 전시돼 있다. 손으로 돌리는 단순한 제품이지만 이것이 발전해 오늘날 고급 세탁기가 탄생했다. 박물관에는 구식 자동차와 자전거도 전시돼 있다.
이곳 회의실에서 만난 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회장은 키가 190㎝가량 돼 보이는 거구였다. 말도 거침없이 하는 스타일이다. 미국 하버드대와 베를린공대(공학박사)를 나온 ‘4세 경영인’이다. 그는 “독일과 한국은 비슷한 점이 무척 많다”며 “특히 분단 경험과 제조업에 강한 특징, 근면성, 그리고 총명함이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진칸 회장은 틈틈이 한국을 찾는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한국인의 의식이 어떤지, 어떤 소비행태를 보이는지를 유심히 관찰한다”고 말했다.
밀레는 최고급 가전제품을 만드는 업체다. 세탁기를 비롯해 냉장고 커피머신 진공청소기 등을 만든다. 이들 제품은 타사의 동종 제품에 비해 2~3배가량 비싸다. 고급소비층이 찾는 제품들이다.
진칸 회장은 “우리 회사 제품의 재구매율은 96%”라며 “제품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은 것은 품질에서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충성도를 이끌어 내는 원동력은 “첫째도 품질, 둘째도 품질, 셋째도 품질이라는 정신으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밀레는 1899년 창업했다. 카를 밀레와 라인하르트 진칸이 함께 만들었다. 양가는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밀레 가문이 51%, 진칸 가문이 49%를 갖고 있는데, 양측은 한번도 경영권 다툼을 하지 않았다. 한 가문이 독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양가가 번갈아가며 기술부문과 경영부문을 나눠 맡고 있다.
진칸 회장은 “가족경영은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기업가치를 추구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기업가치는 크게 세 가지다.
밀레 회장이 말하는 가족경영 기업가치 세가지
[1] 첫째는 ‘immer besser(이머 베서)’ 정신이다. 영어로 표현하면 ‘forever better(영원히 더 나은)’라는 의미다.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뿐만 아니라 직원의 만족감도 계속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뜻이다. 밀레는 해마다 2000억원 이상을 직원 복지와 품질, 서비스 향상에 투자하고 있다. 직원복지가 먼저 나오는 이유는 직원이 제품을 생산하고 파는 주체로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2] 둘째, 장기근속을 통한 기술 축적이다. 밀레 종업원은 1만7000명에 달한다. 이 중 25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1만명에 이른다. 얼마 전 50년 장기근속상을 받은 폴 퍼레본은 “할아버지가 30년, 아버지가 42년을 밀레에서 근무했다”며 “모두 합쳐 120년 이상을 밀레에서 일한 셈”이라고 말했다. 노동자가 대를 이어 근무하는 사례가 밀레에는 많다. 진칸 회장은 “불황이라고 해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3]셋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업을 물려받은 것처럼 자녀도 대(代)를 이어 경영을 할 것이기 때문에 품질, 디자인, 직원양성 등 모든 분야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한다. 수십년을 쓰는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진칸 회장은 “기업공개로 단기이익을 중시했다면 이런 경영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의 핵심은 모터다. 모터는 튼튼하고 소음과 진동이 적어야 한다. 이를 위해 1만 시간이라는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 뒤 쓴다.
숙련된 근로자는 밀레 제품의 보증수표다. 철저한 독일식 장인정신으로 고급 제품을 생산한다.
디자인은 지극히 단순하다. 대부분 직선으로 돼 있다. 색깔도 백색 위주다. 하지만 이 회사의 디자인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세련된 미니멀리즘이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밀레 제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진칸 회장은 “20~30년을 써도 싫증나지 않고 세련된 느낌을 갖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의 제품이 미술관에 전시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회사의 제품은 뉴욕 현대미술관에도 전시돼 있다.
이런 노력과 품질에 대한 열정이 어우러져 밀레 매출은 경기에 관계없이 꾸준히 신장하고 있다. 2009회계연도(2009년 6월 말 결산)에 27억7000만유로였던 매출은 2012 회계연도에 30억400만유로로 늘었다. 매출의 약 70%는 해외에서 올린다.
벤츠·BMW도 '엘모스 인사이드'
'초음파 주차지원 반도체칩' 글로벌 리더…7개국에 연구개발센터
독일 중서부 도르트문트 고속도로변에 있는 4층 높이 주차타워에 ‘엘모스(elmos)’라는 단어가 크게 씌어 있다. 눈에 잘 띄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엘모스를 주차장 운영업체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야니나 로젠바움 엘모스 투자설명(IR)책임자는 웃음 지었다.
이 회사는 자동차 전장제품용 반도체칩을 만드는 업체다. 이들 칩은 자동차에 내장돼 후진 시 ‘띠띠띠띠’하는 경보음을 울리거나 창문을 내리고 닫는 데 쓰인다. 때로는 충돌 시 에어백에 명령을 내려 부풀어 오르게 만들기도 한다.
2만여개 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는 과거엔 기계제품이었지만 지금은 수많은 전자부품이 들어간다. 각종 전자부품을 작동케 하는 반도체칩을 만드는 회사가 엘모스다.
주 고객은 보쉬 델파이 모비스 덴소 등 자동차부품사들이다. 이들에 공급된 칩은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현대 기아 미쓰비시 르노 볼보 등 완성차업체에 납품된다. 밀레나 지멘스 오스람 필립스 등 가전 전기업체에도 공급된다.
이 회사는 기술중심 회사다. 안톤 민디 사장은 뮌헨공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지멘스 부문장을 거쳐 2005년부터 엘모스에 몸담았다. 페터 가이젤 하르트 최고전략책임자 역시 뮌헨공대 물리학 박사 출신이며 라인하르트 젠프 최고운영책임자는 물리학 및 전자공학 석사 출신이다.
로젠바움 IR책임자는 “우리는 독일 미국 러시아 등 7곳에 연구개발 센터를 구축했을 정도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우리의 모토는 기술 혁신을 통해 표준제품으로 자리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제품군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센서용 반도체칩이다. 여기에는 초음파 광학 압력 등을 이용한 제품이 들어 있다. 둘째, 모터 컨트롤이다. 스테퍼모터와 DC모터 등이 대상이다. 셋째, 임베디드 솔루션이다. 자동차 안전에 관련된 부품과 라이트에 관련된 부품, 엔진컨트롤에 관련된 제품 등이다.
1984년 창업한 이 회사는 초음파 주차지원 반도체칩과 모터구동 반도체칩, LED조명 조절용 반도체칩 등을 개발했고 초음파 주차지원 반도체칩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떠올랐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종합적으로 통합된 동작인식센서를 통한 디지털솔루션과 타이어압력센서용 반도체칩, 그리고 디스플레이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도 3차원으로 동작을 인식시켜 화면 속 사물을 제어하는 반도체칩도 개발했다.
로젠바움 IR책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칩에만 만족하지 않고 각종 제품을 개발해 제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에는 손동작을 인식해 조명이 켜졌다 꺼지거나 밝아졌다 흐려지는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신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피닉스컨택트
매출 9% 연구개발비로 전자부품 히든챔피언
독일 중부 블롬베르크에 있는 피닉스컨택트(사장 클라우스 아이저트)는 전자부품업체다. 주요 제품은 인쇄회로기판(PCB) 커넥터를 비롯해 전기 전자부품의 덮개인 하우징(housing), 전원공급장치, 각종 전기와 통신을 위한 컴포넌트, 마킹시스템 등이다. 기술 집약적인 컨트롤시스템과 산업용 솔루션 제품도 만든다.
이들 부품이 들어가는 분야는 전력 화학공장 등 장치산업과 조선 자동차 풍력발전 통신 철도 산업용전자 빌딩자동화 등 매우 폭넓다.
이 회사는 독일 이외에 해외 7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해외 80곳에 판매망도 구축해 놓았다.
피닉스컨택트 매출은 2012년 15억9000만유로(약 2조3000억원)에 달했다. 10년 새 매출이 거의 3배로 늘었다. 인력은 1만2800명이다.
이 회사의 앙겔라 요제프 홍보책임자는 “우리의 강점은 눈에 안 보이는 소소한 분야에까지 혁신적인 기술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출의 약 9%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또 하나는 세계적인 판매망을 통해 고객을 밀착 지원한다는 점이다.
귀테슬로=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이곳 회의실에서 만난 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회장은 키가 190㎝가량 돼 보이는 거구였다. 말도 거침없이 하는 스타일이다. 미국 하버드대와 베를린공대(공학박사)를 나온 ‘4세 경영인’이다. 그는 “독일과 한국은 비슷한 점이 무척 많다”며 “특히 분단 경험과 제조업에 강한 특징, 근면성, 그리고 총명함이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진칸 회장은 틈틈이 한국을 찾는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한국인의 의식이 어떤지, 어떤 소비행태를 보이는지를 유심히 관찰한다”고 말했다.
밀레는 최고급 가전제품을 만드는 업체다. 세탁기를 비롯해 냉장고 커피머신 진공청소기 등을 만든다. 이들 제품은 타사의 동종 제품에 비해 2~3배가량 비싸다. 고급소비층이 찾는 제품들이다.
진칸 회장은 “우리 회사 제품의 재구매율은 96%”라며 “제품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은 것은 품질에서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충성도를 이끌어 내는 원동력은 “첫째도 품질, 둘째도 품질, 셋째도 품질이라는 정신으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밀레는 1899년 창업했다. 카를 밀레와 라인하르트 진칸이 함께 만들었다. 양가는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밀레 가문이 51%, 진칸 가문이 49%를 갖고 있는데, 양측은 한번도 경영권 다툼을 하지 않았다. 한 가문이 독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양가가 번갈아가며 기술부문과 경영부문을 나눠 맡고 있다.
진칸 회장은 “가족경영은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기업가치를 추구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기업가치는 크게 세 가지다.
밀레 회장이 말하는 가족경영 기업가치 세가지
[1] 첫째는 ‘immer besser(이머 베서)’ 정신이다. 영어로 표현하면 ‘forever better(영원히 더 나은)’라는 의미다.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뿐만 아니라 직원의 만족감도 계속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뜻이다. 밀레는 해마다 2000억원 이상을 직원 복지와 품질, 서비스 향상에 투자하고 있다. 직원복지가 먼저 나오는 이유는 직원이 제품을 생산하고 파는 주체로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2] 둘째, 장기근속을 통한 기술 축적이다. 밀레 종업원은 1만7000명에 달한다. 이 중 25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1만명에 이른다. 얼마 전 50년 장기근속상을 받은 폴 퍼레본은 “할아버지가 30년, 아버지가 42년을 밀레에서 근무했다”며 “모두 합쳐 120년 이상을 밀레에서 일한 셈”이라고 말했다. 노동자가 대를 이어 근무하는 사례가 밀레에는 많다. 진칸 회장은 “불황이라고 해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3]셋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업을 물려받은 것처럼 자녀도 대(代)를 이어 경영을 할 것이기 때문에 품질, 디자인, 직원양성 등 모든 분야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한다. 수십년을 쓰는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진칸 회장은 “기업공개로 단기이익을 중시했다면 이런 경영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의 핵심은 모터다. 모터는 튼튼하고 소음과 진동이 적어야 한다. 이를 위해 1만 시간이라는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 뒤 쓴다.
숙련된 근로자는 밀레 제품의 보증수표다. 철저한 독일식 장인정신으로 고급 제품을 생산한다.
디자인은 지극히 단순하다. 대부분 직선으로 돼 있다. 색깔도 백색 위주다. 하지만 이 회사의 디자인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세련된 미니멀리즘이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밀레 제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진칸 회장은 “20~30년을 써도 싫증나지 않고 세련된 느낌을 갖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의 제품이 미술관에 전시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회사의 제품은 뉴욕 현대미술관에도 전시돼 있다.
이런 노력과 품질에 대한 열정이 어우러져 밀레 매출은 경기에 관계없이 꾸준히 신장하고 있다. 2009회계연도(2009년 6월 말 결산)에 27억7000만유로였던 매출은 2012 회계연도에 30억400만유로로 늘었다. 매출의 약 70%는 해외에서 올린다.
벤츠·BMW도 '엘모스 인사이드'
'초음파 주차지원 반도체칩' 글로벌 리더…7개국에 연구개발센터
독일 중서부 도르트문트 고속도로변에 있는 4층 높이 주차타워에 ‘엘모스(elmos)’라는 단어가 크게 씌어 있다. 눈에 잘 띄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엘모스를 주차장 운영업체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야니나 로젠바움 엘모스 투자설명(IR)책임자는 웃음 지었다.
이 회사는 자동차 전장제품용 반도체칩을 만드는 업체다. 이들 칩은 자동차에 내장돼 후진 시 ‘띠띠띠띠’하는 경보음을 울리거나 창문을 내리고 닫는 데 쓰인다. 때로는 충돌 시 에어백에 명령을 내려 부풀어 오르게 만들기도 한다.
2만여개 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는 과거엔 기계제품이었지만 지금은 수많은 전자부품이 들어간다. 각종 전자부품을 작동케 하는 반도체칩을 만드는 회사가 엘모스다.
주 고객은 보쉬 델파이 모비스 덴소 등 자동차부품사들이다. 이들에 공급된 칩은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현대 기아 미쓰비시 르노 볼보 등 완성차업체에 납품된다. 밀레나 지멘스 오스람 필립스 등 가전 전기업체에도 공급된다.
이 회사는 기술중심 회사다. 안톤 민디 사장은 뮌헨공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지멘스 부문장을 거쳐 2005년부터 엘모스에 몸담았다. 페터 가이젤 하르트 최고전략책임자 역시 뮌헨공대 물리학 박사 출신이며 라인하르트 젠프 최고운영책임자는 물리학 및 전자공학 석사 출신이다.
로젠바움 IR책임자는 “우리는 독일 미국 러시아 등 7곳에 연구개발 센터를 구축했을 정도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우리의 모토는 기술 혁신을 통해 표준제품으로 자리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제품군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센서용 반도체칩이다. 여기에는 초음파 광학 압력 등을 이용한 제품이 들어 있다. 둘째, 모터 컨트롤이다. 스테퍼모터와 DC모터 등이 대상이다. 셋째, 임베디드 솔루션이다. 자동차 안전에 관련된 부품과 라이트에 관련된 부품, 엔진컨트롤에 관련된 제품 등이다.
1984년 창업한 이 회사는 초음파 주차지원 반도체칩과 모터구동 반도체칩, LED조명 조절용 반도체칩 등을 개발했고 초음파 주차지원 반도체칩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떠올랐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종합적으로 통합된 동작인식센서를 통한 디지털솔루션과 타이어압력센서용 반도체칩, 그리고 디스플레이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도 3차원으로 동작을 인식시켜 화면 속 사물을 제어하는 반도체칩도 개발했다.
로젠바움 IR책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칩에만 만족하지 않고 각종 제품을 개발해 제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에는 손동작을 인식해 조명이 켜졌다 꺼지거나 밝아졌다 흐려지는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신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피닉스컨택트
매출 9% 연구개발비로 전자부품 히든챔피언
독일 중부 블롬베르크에 있는 피닉스컨택트(사장 클라우스 아이저트)는 전자부품업체다. 주요 제품은 인쇄회로기판(PCB) 커넥터를 비롯해 전기 전자부품의 덮개인 하우징(housing), 전원공급장치, 각종 전기와 통신을 위한 컴포넌트, 마킹시스템 등이다. 기술 집약적인 컨트롤시스템과 산업용 솔루션 제품도 만든다.
이들 부품이 들어가는 분야는 전력 화학공장 등 장치산업과 조선 자동차 풍력발전 통신 철도 산업용전자 빌딩자동화 등 매우 폭넓다.
이 회사는 독일 이외에 해외 7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해외 80곳에 판매망도 구축해 놓았다.
피닉스컨택트 매출은 2012년 15억9000만유로(약 2조3000억원)에 달했다. 10년 새 매출이 거의 3배로 늘었다. 인력은 1만2800명이다.
이 회사의 앙겔라 요제프 홍보책임자는 “우리의 강점은 눈에 안 보이는 소소한 분야에까지 혁신적인 기술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출의 약 9%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또 하나는 세계적인 판매망을 통해 고객을 밀착 지원한다는 점이다.
귀테슬로=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