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회장(가운데)이 2일 서울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연탄을 실은 손수레를 아들(오른쪽)과 함께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정지선 회장(가운데)이 2일 서울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연탄을 실은 손수레를 아들(오른쪽)과 함께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2일 오전 9시 서울 중계동 백사마을 고갯길을 오르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이마엔 영하의 기온에도 땀방울이 맺혔다. 정 회장은 연탄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고 오르막길을 올랐다. 백사마을은 서울에 남아 있는 몇 안되는 달동네로 저소득층 주민이 많이 살고 있다.

정 회장은 2011년부터 4년째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을 배달하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하고 있다. 이날은 임직원 및 고객 160여명과 함께 17가구에 연탄 2500장을 전달했다.

정 회장의 초등학교 3학년 장남도 연탄 배달 활동에 참여했다. 정 회장은 “아들이 같이 가고 싶다고 해 데려왔다”고 소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 회장이 아들과 함께 손수레를 끌며 봉사활동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등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연탄 배달을 시작하기에 앞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취약계층을 돕는 활동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소중한 일”이라며 “긍지와 자부심, 열정을 갖고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이날 아침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10년 앞을 내다본 성장 전략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 성과에 얽매이지 말고 지속성장을 위해 필요한 연구와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