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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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문동 중랑천변에 4층 높이의 아파트 2개동 규모 공장건물. 공장 입구엔 어떤 현판도 걸려 있지 않았다. 까맣게 때가 묻은 특수 천으로 한가득 짐을 실은 수십대의 트럭이 빠져나오는 이곳은 서울의 마지막 남은 연탄공장인 삼천리이앤이 연탄공장.(사진)

1950년대 후반 경기 시흥시에 세워져 1967년 중랑천변으로 옮겨온 삼천리이앤이 연탄공장은 한때 연간 1000만장을 생산하면서 아시아 최대 연탄 생산기지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연탄 소비가 줄면서 지난해 기준 연탄 생산량은 30만여장에 그쳤다. 서울지역 연탄공장의 명맥을 이어오던 이문동 공장이 이르면 2015년께 문을 닫을 운명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공장을 이전한 뒤 도시형생활주택과 어린이집을 확충하는 내용을 담은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을 통과시켰다.

연탄공장 조업에 따른 석탄 분진 등으로 건강상의 피해와 주변 주거환경 악화에 대한 지역주민 민원이 계속 제기됐기 때문이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2010년 취임 당시 핵심 공약으로 ‘연탄공장 이전’을 내걸기까지 했다.

김두용 삼천리이앤이 전무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분진이 거의 나오지 않아 환경 피해는 전혀 없다”며 “환경단체들도 검사 명목으로 공장에 많이 와봤지만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주민 반발로 불가피하게 공장을 옮겨야 하는 삼천리이앤이는 경기도 인근에 장소를 물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2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이전 비용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아서다. 김 전무는 “현재로선 어느 곳으로 옮길지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