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검사 전 장 내 배설물을 배출하기 위해 마시는 장정결제를 과다복용한 환자가 신장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면 병원 측이 일부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은 A씨와 가족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병원 측은 원고들에게 1억3천600만원 상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솔린액 투약 전에 신장기능 장애의 진단을 받았다거나 관련 질환으로 치료받은 경력이 없는 점, 피고는 원고에게 솔린액 투약의 권장량을 초과해 처방한 점 등을 인정할 수 있다"며 "결국 솔린액 투약이 원고의 말기 신부전 발병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모든 손해를 피고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은 의료행위의 특성과 위험성 정도, 피고 과실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형평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범위를 25%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10년 복부 통증을 호소하다 병원으로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받았다. A씨는 장정결제가 든 솔린액을 병원에서 시킨대로 복용한 뒤 검사 당일 소량의 죽을 먹었다.

병원 간호사는 A씨가 죽을 먹었다고 하자 솔린액을 추가 복용시킨 뒤 내시경 검사를 했다. A씨는 검사 후 귀가했지만 무감각, 안면 가려움증, 통증, 안면홍조, 탈수, 전신 허약감 등의 증세가 나타나자 다른 병원을 찾아가 탈수와 고나트륨혈증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또다른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급성신부전 진단을 받았다. 이후 신장기능 악화로 2011년 8월부터 지금까지 혈액투석을 실시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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