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랑말부터 천마까지…내 안에 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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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Joy - 말 DNA 가진 자동차 6선
2014년은 청마(靑馬)의 해. ‘말’하면 무엇보다 강한 근육이 붙은 네 다리로 대지를 박차며 뛰어나가는 모습이 연상된다. 말은 달리기 선수다. 자동차도 잘 달리도록 만들어진 기계라는 점에서 말과 공통점이 있다. 대표적인 이동수단이었던 말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 자동차가 아닌가. 자동차 출력의 단위인 마력(馬力)도 말이 끄는 힘에서 유래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말과 관련된 이름이나 로고를 갖고 있는 자동차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부터 포르쉐까지 국적과 종류도 다양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말의 DNA를 갖고 있는 자동차 6선. 올해도 카앤조이는 청마처럼 힘차게 뛸 것이다.
국산차부터 살펴보자. 포니(pony)는 1976년 출시된 현대차의 첫 독자모델이다. 포니는 조랑말이라는 뜻이다. 출시 전 5만8000여통의 응모와 다섯 차례의 심사를 거쳐 차명을 결정했다고 한다. 덩치는 작지만 근력과 지구력이 강한 조랑말의 특징이 포니 자동차와 닮았다. 포니는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국내외의 호평을 받으며 시판 첫해에 1만726대가 팔렸다. 포니 한 개 차종이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이 43.6%에 달해 ‘국민차’라는 별명도 얻었다. 포니의 역사는 1989년 포니엑셀이 단종될 때까지 13년 동안 이어졌다.
현대차의 과거에 포니가 있다면 지금은 에쿠스가 있다. 이 차는 현대차를 대표하는 대형 럭셔리 세단이다. 현대차에서 가장 비싼 차로 최고 가격이 1억원이 넘는다. ‘값싼 소형차’의 굴레를 벗지 못했던 국산차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쿠스(equus)는 라틴어로 개선장군의 말, 천마(天馬)를 의미한다.
현대차와 폭스바겐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자다. 현대차에 에쿠스가 있다면 폭스바겐에는 페이튼이 있다. 페이튼(phaeton)은 말 두 필이 끄는 바퀴 네 개짜리 마차를 가리키는 말이다. 에쿠스와 페이튼 모두 상류층이 타는 말과 마차를 뜻하는 단어라는 공통점이 있다. 페이튼 역시 폭스바겐의 브랜드 위상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고급 세단이다.
포드의 머스탱(mustang)은 야생마라는 의미로 젊은 층의 라이프 스타일과 경제적 능력에 맞게 소형화한 차였다. 긴 털의 꼬리를 휘날리며 달려 나가는 야생마 모습의 머스탱 엠블럼은 미국 청년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머스탱은 야생마 중에서도 크기가 작은 조랑말(pony)에 비유되는 스포츠카라는 의미에서 ‘포니 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1964년 처음 출시됐다. 올해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델이 나온다.
이탈리아 페라리의 브랜드 로고를 보면 노란 바탕에 두 발로 선 말 그림이 보인다. 페라리를 상징하는 ‘도약하는 말’로, 프랜싱 호스(prancing horse)라고 부른다. 노란색은 페라리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마라넬로 지역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페라리는 이 로고를 빨간 경주용 차에 붙이고 포뮬러원(F1)을 비롯한 수많은 경주에 참가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칠 줄 모르고 달리는 빨간 차는 적토마를 연상시킨다.
이탈리아에 페라리가 있다면 독일에는 포르쉐가 있다. 포르쉐 역시 브랜드 로고에서 달리는 모습의 검은 말을 볼 수 있다. 이 말은 포르쉐 본사가 있는 슈투트가르트 지역을 상징한다. 페라리가 재빠른 적토마라면 포르쉐는 달리기 실력과 함께 우수한 내구성으로 유명하다. 쉬지 않고 한 번에 천리(392㎞)를 달린다는 천리마와 어울린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