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삼성重 등 조선株로 '엔저' 넘고 롯데하이마트·오리온 등 '피난처' 삼아라

말띠해 증시를 질주할 종목은

실리콘웍스·비아트론 등 틈새시장 기술력 강자 주목
네이버·엔씨소프트 등도 유망…제일기획 월드컵 특수 기대

말띠해 증시를 질주할 종목을 추려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연초부터 엔화약세·원화강세에 따른 환율 우려가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짓누르고 있어서다. 외국인들도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행으로 ‘계륵’ 신세가 된 한국 시장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런 리스크를 피해 올해 증시에서 선방할 후보 종목들을 증권 전문가들은 어떻게 꼽고 있는지 살펴본다.

○환율 파고 넘을 조선·내수주

증시 전문가들은 ‘원고·엔저’ 충격을 비켜갈 수 있는 대형 수출주로 조선주를 눈여겨보고 있다. 일본 기업과 크게 경쟁하지 않는 데다, 유럽 경기회복 등 영향으로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본격적인 실적개선은 2015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는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실적개선을 선 반영하며 점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KDB대우증권은 현대미포조선, 삼성증권은 삼성중공업, 우리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을 각각 연간 최우선 추천주에 포함시켰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중소형 제품운반선(PC선) 시장 지위가 확고해 선가 인상을 주도할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수출주가 동반 위기에 처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내수주가 ‘피난처’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 추천종목에 롯데하이마트, 하나금융지주, 메리츠화재, SBS, GKL, 아모레G, 유한양행, 오리온 등 금융·유통·미디어 콘텐츠·식음료 등 내수종목을 다수 포함시켰다. 내수산업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데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 호재도 갖춘 종목들이 주로 꼽혔다.

와우넷 전문가인 홀짝박사 김문석 대표는 “환율 불안과 어닝쇼크 우려가 겹친 전·차(電·車)주 급락 국면에서 금융 등 내수주가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며 “수출주 중에선 엔저 타격이 적을 조선·화학주가 전망이 밝다”고 했다. 그는 “KB금융, 대림산업, 한국콜마, 삼성중공업, OCI 등도 주요 ‘피난처’ 후보군”이라고 말했다. 이희진 대표는 “한국가스공사 등 유틸리티 업종은 비교적 환율변동의 안전지대에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적 성장주’ 주도주 등극

외풍(外風)을 견뎌낼 체력을 지닌 종목들도 주요 증권사 추천 후보 리스트 앞줄에 자리 잡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한다든지, 업황과 기업의 매출·이익 증가세가 구조적으로 상승국면에 들어선 종목들이다.

이런 특성을 갖춘 종목으론 네이버가 주로 거론된다. ‘라인’ 서비스 가입자가 일본을 중심으로 지난해 3억명을 넘고 올해 말까지 5억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지만 관련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작년 수익성은 악화됐다. 올해부터 콘텐츠 및 광고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회복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유일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라는 점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글로벌 수준의 개발력을 갖춘 게임사로 주목받는다. 신작 게임 ‘블소’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크고, ‘길드워2’ ‘와일드 스타’ 등 중국 시장용 신규 게임이 잇따라 나올 예정이어서 호재가 많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보기술(IT)주의 경우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네이버는 추가 성장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CJ CGV도 있다. 중국 현지 상영관 수를 현재 27개에서 올해 48개, 내년 73개, 2017년 140개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영업이익도 작년 140억원 적자에서 2017년 370억원 흑자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 역시 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원가부담이 줄고, 작년 4분기에 계절적 요인으로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된 점이 긍정적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술력과 매출 기반을 갖춘 소형주들도 올해의 추천종목에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를 대상으로 공급계약을 늘려가고 있는 인공유방 제조업체 한스바이오메드 등을 꼽았다.

와우넷 전문가들은 틈새시장의 기술력 강자들을 주목한 경우가 많았다. 장동우 대표는 “혼란스런 장 상황 속에선 개별종목 장세를 대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삼성전자 실적 우려가 큰 탓에 관련 휴대폰 부품주 매매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초고화질(UHD)TV 시대에 대비해 실리콘웍스, 비아트론 등은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월드컵·동계올림픽 관련주 주목

올해는 내달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과 6월 브라질 월드컵,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많은 만큼 스포츠 특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와우넷 전문가인 신학수 대표는 “올해는 스포츠 이벤트가 많아 광고시장이 부각될 수 있다”며 “국내 광고시장의 핵심 기업인 제일기획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