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왼쪽)와 장진모 특파원.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왼쪽)와 장진모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Fed)이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자산을 어떻게 줄이고 출구전략을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어떻게 잘 조화시키느냐가 재닛 옐런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4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지역 연방은행의 역할과 과제’ 주제 세미나에 참석한 뒤 ‘버냉키의 유산과 옐런의 과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더들리 총재는 Fed의 금리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부의장으로 Fed 내 2인자로 꼽힌다.

그는 “옐런은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Fed가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자산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옐런의 첫 번째 과제”라고 강조했다. Fed는 2008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자산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을 시행하고 있다. 당시 8000억달러였던 보유액은 현재 4조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Fed가 올해 말까지 양적완화를 완전히 종료할 경우 내년부터는 보유 채권 규모를 줄이면서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2단계 출구전략을 시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금리 급등에 따라 시장 충격이 올 수 있다. 더들리 총재는 “미국 경제가 출구전략의 충격을 잘 견딜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는 “옐런의 두 번째 과제는 (금융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실행하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충분히 고려해 둘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구전략이 자칫 금융회사 건전성과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쳐 실물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Fed 외에도) 여러 금융감독당국이 존재하는 만큼 금융안전성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했다. 더들리 총재는 ‘옐런이 버냉키보다 더 비둘기파’라는 지적에 즉답을 피한 채 “버냉키가 이끈 Fed의 통화정책 기조와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필라델피아=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