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정 모두를 위해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퍼플칼라(purple collar)’, 절약을 위해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직접구매(직구) 전문가가 된 ‘스마트 소비족’. 올해 국내에서 존재감이 커질 ‘신인류’들이다. 부채 축소와 부동산시장 양극화도 주목할 화두다.

중성장시대 진입…일·가정 병행 '퍼플칼라' 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이들을 비롯한 열 가지 ‘2014년 국내 트렌드’를 선정했다. 올해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을 벗어나 ‘중성장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1980~1990년대와 같은 고성장 시대는 당분간 돌아오기 어렵다는 의미다. 잘나가야 3% 후반인 성장률 탓에 가계소비 여력도 제자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다 보니 최소 비용으로 최고 효용을 누리는 스마트 소비가 활발해진다. 해외 온라인 직구, 최저가 정보를 무기로 삼는 21세기 자린고비들이 늘어난다.

주택시장에선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합친 ‘바이플레이션(biflation)’이 나타난다. 공급이 많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침체를 이어가고, 공급이 부족한 비수도권 주택은 가격이 오른다는 의미다. 주택 구입 등으로 불어난 가계빚은 올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본격화할 것으로 연구원은 관측했다. 공공부채 역시 10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어 정부가 공기업 지분 매각 등에 나설 것으로 봤다.

올해 확산될 ‘퍼플칼라’는 보라색 작업복, 즉 근로시간과 장소를 탄력적으로 선택하는 근로자를 뜻한다. 여성과 가정을 뜻하는 빨강, 남성과 일을 상징하는 파랑이 균형을 이룬다는 의미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연근로제가 확대되면서 여성 퍼플칼라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