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개막하는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고 한다. 올해 참석에는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회장이 최근 일본을 방문했던 영향이 컸을 것이다. 당시 슈바프 회장은 “세 개의 화살에 세계가 주목한다”며 아베노믹스를 극찬한 바 있다. 물론 아베 총리만이 아니다. 캐머런 영국 총리나 메르켈 독일 총리도 2500여명이나 되는 ‘다보스맨’들에게 둘러싸여 지구촌의 번영과 희망을 노래할 것이다. 더구나 올해 주제는 ‘세계의 재단장:사회, 정치와 비즈니스의 의미’다. 화려한 언어의 성찬이다. 세계에서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스키장을 바라보면서 국제 정치와 비즈니스를 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보스포럼에 대한 비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고급 사교의 장일 뿐 진지한 토론은 불가능하고 소위 장삿속이 너무 보인다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아예 ‘실패자들의 클럽(failures’ club)’으로 부를 정도다. 세계 경제를 고민한다고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는 물론 90년대 말 아시아 위기에 대해서도 진지한 성찰은 찾기 어려웠다. 그때마다 황색저널이 좋아할 만한 신조어 혹은 유행어나 만들어 낼 뿐이다. 다보스맨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비싼 돈을 내고 다보스 산장으로 몰려든다. 정치인과 기업인을 연결하는 것도 이 포럼이 번창하는 비밀이다. 한마디로 지적 허영의 전시장이다. 그럴듯해 보인다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가 초청되면 해당국 기업인들의 참가비는 더욱 비싸진다는 말도 있다. 다보스포럼의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이들 명망가 기업인들이 내는 참가비다. 참가비는 3만달러에서 50만달러까지 급수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고위 정치가나 노벨상 수상자 등 빅네임들을 모으는 데 성공할 수록 기업인들을 끌어들이는 데 유리하다. 이런 사업을 하는 중개꾼들이 정치가들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아베 총리도 이런 거간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