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의 터키 사업장인 ‘MCJ’에서 쇼호스트들이 믹서기(청소용품)를 판매하고 있다. /CJ오쇼핑 제공
CJ오쇼핑의 터키 사업장인 ‘MCJ’에서 쇼호스트들이 믹서기(청소용품)를 판매하고 있다. /CJ오쇼핑 제공
올해 홈쇼핑 시장규모(취급액 기준)는 지난해보다 6180억원 증가한 11조2780억원으로 예측(대한상공회의소)됐다. 2012년 취급액 10조원을 돌파한 뒤 2년 만에 1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성장은 지속되고 있지만 성장률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시장규모 증가율은 2011년 22.3%에서 지난해 5.5%로 크게 낮아졌으며 2014년엔 5.8%로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체들은 외형성장보다는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고마진 상품인 패션과 뷰티 상품 비중을 늘리고, 인터넷보다 수수료율이 높은 모바일 부문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것.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패션·뷰티에서 격돌


GS샵,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이 최근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물건을 조사한 결과 10위권에 오른 제품 중 약 80%가 패션·뷰티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GS샵의 ‘스튜디오 보니’(의류·54만세트), CJ오쇼핑의 ‘지오송지오’(의류·73만세트) 등이 히트상품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GS샵은 손정완, 김석원, 김서룡 등 국내 디자이너 15인과 GS샵 단독 브랜드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손정완 디자이너의 ‘에스제이 와니’는 분당 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김석원·윤원정 디자이너의 ‘디온더레이블’은 첫 방송에서 4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기에 힘입어 GS샵의 지난해 패션부문 취급액은 35% 성장했다. GS샵은 올해 신규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해 패션 부문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홈쇼핑은 방송을 통해 판매하는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출시하는 새로운 판매모델을 제시했다. 미국 브랜드인 ‘페리엘리스’를 지난해 11월 처음 판매하면서 베이직하우스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하겠다고 한 것. 현대홈쇼핑은 올해 부산지역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판매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은 피델리아 로우알파인 등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온 자체상표(PB) 패션 상품의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까지 집중 육성하던 저마진 가전상품 대신 패션 상품 비중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모바일 성장세 가속

모바일 부문의 성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CJ오쇼핑의 지난해 모바일 취급액은 전체의 약 9%인 30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약 4.1배 증가한 수치로, 카탈로그 취급액을 넘어섰다. CJ오쇼핑은 소셜커머스 형태의 서비스인 ‘오클락’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이 모바일 취급액이 급증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CJ오쇼핑은 오클락팀을 사업부로 승격시키고, 동영상을 보고 물건을 사는 ‘비디오클락’을 선보이는 등 올해 모바일 부문 육성을 위해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GS샵의 지난해 모바일 취급액은 약 2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배 증가했다. GS샵은 지난해 8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전용 이벤트 ‘핫 딜’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찬우 GS샵 모바일커머스팀장은 “핫 딜에서 모바일로 구매해본 경험이 있는 고객이 이후에도 계속 모바일에서 물건을 사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에서도 지난해 전년 대비 4배가량 증가한 1090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했다. 한광영 현대H몰 총괄사업부장은 “스마트폰이 PC와 TV를 제치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매체로 손꼽히는 만큼 모바일 쇼핑 시장은 올해에도 더 큰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S홈쇼핑은 올해 초 주요 고객인 60~70대들이 다루기 쉬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는 이를 위해 막바지 기술 개발 중이다.

○잇단 해외진출

CJ오쇼핑은 해외진출 10년차를 맞이해 중국 동방CJ, 인도 스타CJ 등 주요 사업장의 매출을 극대화하고 터키, 필리핀 등 지난해 진출한 사업장의 운영 안정화를 꾀할 방침이다. 또 상품소싱 전문 자회사 ‘CJ IMC’의 역할을 확대해 해외 합자법인에 대한 상품공급 이외에도 현지 오프라인 총판 등 종합상사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GS샵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국내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적극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기존 해외사업의 성장 및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성장기에 들어선 인도와 중국, 태국은 이미용, 패션 등 트렌드 상품군을 확대해 성장과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초 베트남에 새 법인을 내고 해외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은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베트남의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