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이마트 후레쉬센터 연구원들이 첨단기법으로 저장한 사과를 꺼내고있다. /이마트 제공
홈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알뜰폰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베트남 소비자들이 롯데마트가 출시한 PB상품을 사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좌측부터> 이마트 후레쉬센터 연구원들이 첨단기법으로 저장한 사과를 꺼내고있다. /이마트 제공 홈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알뜰폰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베트남 소비자들이 롯데마트가 출시한 PB상품을 사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지난해 대형마트 업계는 사상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민간 소비가 크게 위축된 데다, 유통산업발전법 등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영업 일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소비심리가 개선되면 성장률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판매장려금 축소 등 규제의 영향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계속되는 규제…사실상 마이너스 성장

신세계 미래정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 시장 규모는 2012년 대비 1.5% 증가한 45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1993년 대형마트가 새로운 업태로 등장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

개점한 지 1년이 지난 ‘기존점’만을 대상으로 집계할 경우에는 매출액이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1~11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기존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부진에 대해 규제가 확대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7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시간이 오전 0~8시에서 오전 0~10시로 연장됐고, 의무 휴무일은 ‘매월 1~2일’에서 ‘매월 공휴일 2일’로 변경됐기 때문이라는 것.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대형마트 점포 394개 중 264개는 월 2회 일요일에, 130개는 기타 요일에 문을 닫고 있다.

대형마트에 상품을 납품하는 농어민 등으로 구성된 한국유통생산자연합회는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으로 농어민과 중소 납품업체의 매출이 연간 3조원 감소했다”며 영업제한을 풀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유통산업발전법의 영업 일수 제한이 과잉규제라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6일 헌법소원 심판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올해에는 판매장려금 축소, 교통유발부담금 인상 등 새로운 규제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유통업 판매장려금의 부당성 심사에 관한 지침’을 제정해, 판매촉진 목적과 직접 관련이 없는 판매장려금은 금지하기로 했다. 납품업체에서 상품을 매입할 때 대금의 일정 비율을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받아온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것. 업계는 계약 갱신 시점이 몰려 있는 올해 2~3월부터 판매장려금 수입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혼잡을 일으키는 시설에 부과하는 교통유발부담금도 인상돼 업체별로 많게는 수십억원의 비용이 추가될 전망이다.

○성장동력 찾는 대형마트

[2014 유통산업] 대형마트, 온라인몰·해외진출·PB상품 '집중'…성장률 소폭 상승 '기대'
올해 대형마트업계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3.3% 많은 46조6000억원으로 전망된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지난해(1.8%)보다 높은 3.3%로 예측되면서 소폭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대형마트들의 노력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마트는 온라인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신세계백화점과 연계한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www.ssg.com)을 지난 1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SSG닷컴을 통해 백화점 고객이 대형마트로 손쉽게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온라인상에서 또 하나의 이마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문을 연 ‘후레쉬센터’를 중심으로 품질 높은 신선식품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후레쉬센터는 경기 이천시에 있는 이마트의 신선식품 저장소로 60개 품목, 5000억원, 10만t가량의 물량을 유통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후레쉬센터 취급 상품의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모바일 쇼핑에 집중할 방침이다. 홈플러스의 온라인 매출 중 모바일 비중은 2012년 12월 3.8%에서 지난해 12월 20.6%로 높아졌다. 올해에는 30% 돌파를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품질보장제를 강화해 고객이 상품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조건없이 반품해주고, 이마트몰보다 비싼 제품은 차액을 보상해주는 등 소비자 모으기에 나설 계획이다.

알뜰폰, 보험 등 서비스 상품 판매도 늘려갈 방침이다. 지난달 26일에는 홈플러스 전용 알뜰폰 ‘플러스폴더폰’을 출시하기도 했다. 현경일 홈플러스 신유통서비스 본부장은 “저렴한 요금제와 단말기로 통신물가 안정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자체상표(PB)인 ‘통큰’ 시리즈 제품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저렴한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큰블록’, ‘통큰김치’, ‘통큰아몬드’ 등 롯데마트의 PB상품은 경쟁 제품 대비 평균 36% 가격이 저렴하다.

해외에서도 롯데마트의 PB상품 출시는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3개국 147개 점포에서 국가별 맞춤 PB상품을 내놓고 있다. 중국에선 ‘거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젬폴(최고)’, 베트남에서는 ‘끅다(대단히 만족한)’라는 브랜드로 저렴한 상품이 나오고 있는 것.

특히 최근 베트남에서 출시한 끅다바게트는 1개당 500원인 현지 바게트에 비해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225원)에 나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