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 PX공장 신축 중단 위기
SK인천석유화학이 1조6000억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파라자일렌(PX) 공장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인천 서구청이 승인 면적 초과 등 위법 사항을 지적하며 이달 중으로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SK 측은 이르면 7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SK는 당국의 시정명령을 따르되 부당한 조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할 방침이어서 소송전으로 비화할 우려도 있다.

인천 서구청은 6일 SK인천석유화학이 원창동에 짓고 있는 PX 설비 신축공사 과정에서 승인 면적 초과 등 위법 사항이 확인됨에 따라 공사 중단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인천시는 지난달 공사 관할 기관인 서구청을 상대로 감사를 벌인 결과 공작물 무단 축조, 제조시설 면적 신고 누락 등 SK인천석유화학의 위법 행위와 사후 관리 소홀 등 서구청의 잘못을 확인하고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리도록 서구청에 권고했다.

안영규 서구 부구청장은 “시 감사에서 적발된 지적만으로도 공사 중단 명령 사유가 된다”며 “공사 중단 기간은 위법 내용을 바로잡을 때까지”라고 말했다. 서구청은 지역주민과 SK 관계자로 협의체를 구성해 그동안 제기된 환경, 안전, 미관 등 우려 사항에 대한 해소책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 협력 방안을 마련토록 SK 측에 요구할 계획이다.

서구청의 결정에 SK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신축 과정에서 발생한 승인 면적 초과 등은 회사 측과 당국이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정을 일부 다르게 해석한 데서 비롯됐다”며 “공사 재개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최대한 신속하게 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 측은 서구청이 공사 중단과 시정 조치 등을 공식 통보하는 대로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회사 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될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할 방침이어서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 공사 재개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주력이던 원유정제업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지난해 초 합성섬유와 페트병 원료인 PX 공장을 신축하고 화학업체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SK 측은 90%가량 진행된 공사가 중단될 경우 시공사 협력업체 관리인력과 공사용 장비 대기비용, 자재 저장공간 임대비용 등 공사 매몰비용이 월 54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업이익 감소와 원유 장기도입 계약 손실 등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공사 중단으로 월 1000억원가량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SK 측은 지적했다.

인천=김인완/배석준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