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 "해외 매출·인력 비중 두 자릿수로 늘릴 것"
“해외 진출은 수익구조 다변화는 물론 인력 재배치를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현재 전체의 5~6% 수준인 대우증권 임직원의 해외근무 인력 비중을 2015년까지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58·사진)은 2014년을 ‘증권업계가 수익성 없는 무한경쟁 체제로 진입한 첫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이탈하고 수수료율은 손익분기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NH농협지주의 우리투자증권 인수 등 업계 지각변동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한 돌파구로 주저 없이 해외 진출 확대를 꼽았다. “고령화·저성장으로 인한 구조적인 증권업 불황을 극복하고 증권인력을 재배치할 수 있는 탈출구는 해외밖에 없다”며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이익은 물론 인력 비중도 2015년까지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게 중장기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작년 말 현재 홍콩 뉴욕 런던 등 11개 지역에 해외 거점을 두고 있다.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서는 “이머징마켓과 선진국·미진출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전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이머징마켓은 중장기 계획을 갖고 현지 진출한 뒤 국내 인력과 노하우를 투입, 종합증권사로 육성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 증권사 ‘이트레이딩증권’을 인수한 뒤 현지법인으로 전환한 인도네시아법인이 좋은 예다.

김 사장은 “현재 인도네시아법인엔 10여명의 본사 인력이 파견돼 각종 업무의 매뉴얼화와 전산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브로커리지·자산관리·투자은행(IB) 등 본사 인력을 파견해 본격적인 종합증권사 영업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미진출 지역에선 개별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해 자기자본투자(PI)를 하거나 금융주관 업무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부터 미국 애플 사옥 매입과 미얀마 호텔개발사업 투자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올해도 부동산이나 해외개발사업 등 6~7건의 해외 투자 프로젝트를 추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개념 점포’ 도입 작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증권사 지점은 주요 상권 소재 건물 2~3층에, 330~396㎡(100~120평) 넓이로, 지점장 포함 10명 안팎의 직원으로 구성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였다. 하지만 오프라인 고객 급감 등으로 인건비와 임대료를 충당하지 못하는 지점이 속출하자 증권사들은 점포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고객과의 접점을 줄여 투자자들의 증권사 외면을 더욱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는 게 김 사장의 판단이다.

김 사장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게 지점 규모와 가능업무, 영업시간, 성과평가 등을 차별화한 ‘신개념 점포’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각 도시의 신흥 상권이나 공단 등에서 이르면 올해부터 실험적으로 도입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모는 줄이되 고객의 편리성과 근접성은 높인 신개념 점포가 성공을 거둘 경우 전체 비용을 늘리지 않고서도 고객 접점인 점포 수를 확대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수익원 창출에 대해서는 “기업신용공여나 퇴직연금 등 성장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신생 벤처기업을 발굴·지원해 증권업계의 ‘리더 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