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떨어져야 정유株 오른다"
유가 하락으로 정유주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유가 하락의 ‘순기능’이 어느 정도일지가 관심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의 수익과 비례하는 정제마진 역시 낮아지기 때문에, 유가 하락은 정유주 주가의 적신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유가가 떨어진 결과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정제마진 역시 개선될 수 있는데, 그 정도를 두고 증권업계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6일 에쓰오일은 전 거래일보다 1.55% 떨어진 7만원으로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은 0.72% 하락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에쓰오일 주가는 5.02%, SK이노베이션은 2.8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1.36%)보다 저조한 성적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유주 부진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에다 미국 이란 등 산유국들의 생산 증가에 따른 유가 하락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105달러 정도로 하향 안정되면 중장기적으로 석유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유가가 일정 수준(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5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오히려 수요가 줄기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를 보면 유가 상승에도 정제마진이 올라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3일 종가 기준 배럴당 105.22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유가 하락이 중장기적으로 정유사 실적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이 수요 증가로 이어지긴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며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의 재고 가치 역시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정유주는 1분기가 성수기이고 정제마진이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해 단기적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