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아돌프 부그로의 ‘도토리 줍는 아이들’(1882, 디트로이트 예술원)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의 ‘도토리 줍는 아이들’(1882, 디트로이트 예술원)
유럽 대륙이 한창 인상주의 열풍에 휩싸인 1890년대. 그러나 가장 인기를 끈 화가는 인상주의자가 아니었다. 우리에게 생소한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1825~1905)가 그 주인공.

파리 국립미술학교 출신인 그는 여느 젊은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인상주의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로마대상 수상의 특전으로 로마에 체류하게 되면서 고전미술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파리에 돌아온 그는 고전미술을 바탕으로 사진적 극사실성을 덧붙여 새로운 경향의 회화를 만들어냈다.

인상주의를 혐오하던 대중은 그의 작품에 절대적 지지를 보냈고 그의 명성은 영국, 스페인 등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갔다. ‘도토리 줍는 아이들’ 속에는, 그림은 아름답고 마음의 평화를 안겨줘야 한다는 전통 회화에 대한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