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50 한경 연중기획] 변대규 휴맥스 사장 "기업가적 혁신은 도전·실패·절실함에서 나온다"
“과거 기업하는 사람들은 국가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목숨과 인생을 걸고 전념했어요. 지금 성장을 기피하는 일부 중소기업은 기업가정신을 잘못 이해한 겁니다.”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휴맥스 본사에서 만난 변대규 사장(54·사진)은 기업가정신을 ‘도전’과 ‘헌신’이라고 정의했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와 문화 등 국가·사회에 기여할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기업인, 변대규가 걸어온 삶도 도전과 헌신의 연속이었다. 1989년 서울 봉천동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친구들과 건인시스템(휴맥스의 전신)이란 정보기술(IT) 개발업체를 세운 지 25년, 그의 회사는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변 사장은 인터뷰 내내 기업가정신의 요체인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끄는 기업가적 혁신은 요술방망이로 ‘뚝딱’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절실한 마음으로 항상 눈은 크게 뜨고 귀는 활짝 열고 있어야 아주 가끔 열리는 사업 혁신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대박을 좇기보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데 집중해야 기업으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변 사장은 “기업가로 살아온 지난 25년을 되돌아보면 작게 작게 시도해야 잘못되더라도 그 이전으로 방향을 틀어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창업을 ‘대박’, ‘인생역전’의 기회로 접근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는 후배 창업자들에게 “기업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와 시장이 원하는 걸 내놓아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중소기업이 성장을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에 대해서는 “기업가정신을 잘못 이해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업가정신은 기업인 자신의 재산을 불리는 게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플러스 알파’를 창조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80~90년대만 해도 사업하는 사람들은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마음이 커 사옥마다 태극기를 걸어둔 채 목숨과 인생을 걸고 사업에 전념했다”며 “지금은 그런 기업가를 찾아보기 힘들고 개인의 성공에만 초점을 맞춘 창업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